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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맛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식사해야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사람의 오랜 옛 조상은 본래 나무 위에서 살았던 영장류였다. 그렇다고 요즘 원숭이들과 꼭 같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과 우리가 태곳적 어느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상이 같다는 것이고 우리는 각각 같은 조상으로부터 진화하여 갈라져 나왔다는 뜻이다. 그 가운데서도 침판지나 고릴라 그리고 보르네오 말로 숲사람을 뜻하는 오랑우탄이 우리하고 가장 가까운 친척일 것이다. 이런 얘기에 거부감이 든다면 당장 LA동물원에 가 보는 것도 좋다.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오래 길러도 그런 생각이 좀 들겠지만 원숭이 우리를 한 시간만 들여다보며 이들이 먹고 놀며 장난치는 꼴을 지켜보시라.

우리와 저들 사이에 아무 핏줄이 닿지 않고 아무 연결 고리가 없다는 얘기가 오히려 허무맹랑하게 들릴 것이다.

 이러한 직관은 DNA의 염기 서열을 확인할 수 있는 현대 과학에 의하여 객관적인 사실로 입증되었다. 우리와 더욱 닮은 영장류일수록 염기 서열이 우리와 거의 같다는 말이다. 심지어 저 연못에 떠다니는 한 떨기 물풀에 이르기까지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체는 그 세포의 성분이나 작용에 있어서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든 중생은 남이 아니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프다는 동체대비 사해동포의 대상이 어찌 사람에게만 국한되어야 한다고 우기겠는가. 그런데 원숭이들은 우리와는 달리 하루 종일 무얼 야금야금 먹고 있다. 그리고 우리처럼 잡식성이다. 영장류는 이렇게 야금야금 먹으면서 우거진 숲에서 살았지만 기후가 변하여 숲이 성글어지자 할 수 없이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걷게 되었다.

여자들은 아이들을 돌보거나 동굴 주위의 야생 열매나 알뿌리를 모으러 다녔지만 남자들은 집단으로 사냥을 하였으므로 점점 육식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긴장된 사냥을 하면서는 계속 뭘 씹어 먹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냥감이 잡히면 동굴로 가지고 와 이전보다 높은 칼로리의 음식으로 하루 두 끼나 세 끼 정도만 정해 놓고 먹는 식사 버릇이 생겼을 것이다.

빌딩 숲으로 출근하는 도시의 사냥꾼들인 현대인들도 대개는 하루 세 끼 정도의 식사만 한다.

정식 끼니는 잘 거르면서도 종일 야금야금 군것질하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혹시 그 옛날 나무 위의 조상님들을 못 잊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수만 년이 흐른 지금 굶어죽는 사람도 있지만 살이 너무 쪄서 고생인 사람도 많아졌다. 먹이는 풍부해져 열량은 넘쳐나는데 들판을 뛰어다닐 일은 드물어진 까닭이다. 온갖 다이어트 법은 돈 되는 산업으로 번창하지만 무조건 덜 먹고 안 먹는 방법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꿩 먹고 알 먹는 좋은 방법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부처님의 말씀대로 먹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새 시대의 불자가 되는 것이다.

우선 식사를 채식 위주로 조금씩 바꾼다. 그리고 욕심내지 말고 끼니는 먹을 만치 조금씩 덜어서 남김없이 먹는다. 군것질은 아예 잊어버린다.

맛 위주가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 기회를 찾아 발우공양도 해 본다. 그리고 아침저녁 마음을 가다듬어 삼배부터 시작한다. 백팔배를 하고 내키면 날을 잡아 삼천배를 한다.

그러면서 오늘의 내가 있게 하신 모든 피붙이들 피비린내 풍기며 사냥하던 조상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쫓기며 마음 졸이면서도 틈만 나면 야금야금 거친 나뭇잎을 씹으며 새끼에 젖을 주던 먼 조상들까지 그 기나긴 업을 씻어 부처님의 나라로 고이 보내 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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