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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팔복' 시리즈 김우현 감독 "내 카메라는 하나님 나라 탐구하는 통로죠"

예수님 믿게 된 유대인들 사건 '지저스 무브먼트' 제작차 방미
사람의 변화 작품에 담는 게 '진지한 재미'라고 생각해요

지난 16일 LA의 한 작은 교회인 예수 마을교회(담임 정인화목사)에서 다큐멘터리 선교영화 '팔복'의 김우현 감독(사진)을 만났다. 평소 언론에 노출을 꺼렸던 그가 조금은 일방적인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이다. 그것도 작은 교회에서. 교회에 대한 배려였고 그의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 감독이 이번에 미국을 찾은 이유는 1967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일어났던 '지저스 무브먼트(Jesus Movement)'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당시에 굉장히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기적적으로 믿게 됐어요. '메시아닉 주'(Messianic Jew)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죠. 이들은 현대 교회의 음악이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죠. 그래서 의문을 품었어요. 그 들을 변화시킨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인생 그리고 작품도 다큐멘터리처럼 의문으로 시작됐다. 2003년 김 감독은 소위 잘 나간다는 방송국 PD를 미련없이 그만뒀다. 자유를 찾아서다. "자유의 문제였습니다. 그만 둘 당시 후배 PD들과 함께 '인간극장'을 맡고 있었고 팀장으로 있었죠. 지쳐있기도 했지만 시간의 구애를 많이 받아야 하는 방송국 일은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는 방송국을 그만둘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방송국을 그만두고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이 바로 팔복 시리즈의 첫 작품인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였다.

PD로 일하면서 7년간 틈틈이 만난 최춘선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였다.

"할아버지는 제게 쉼이었어요. 방송일을 하다 지치고 힘들면 찾아갔죠. 그리고 만나고 싶을 때면 어디 있을지 모를 할아버지를 찾아 지하철을 몇 시간이고 찾아 헤메기도 했죠. 할아버지가 있는 외지고 황량한 곳에는 예수님이 찾아가신 베다니 마을처럼 밥을 많이 해주는 마르다도 있고 발치에서 말씀을 잘 듣는 마리아도 있었어요. 문둥이 시몬도 있었죠. 그런 분들에게는 쉼이 있었어요."

 그런 최 할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난 건 할아버지가 생을 마감하는 바로 그날이었다.

"지방에서 촬영을 갔다 오다 전철에서 우연히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손을 흔들며 헤어졌죠. 이 장면도 영상에 담았다. 한참 후에야 최 할아버지 아들을 통해서 알았어요. 그 날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것을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노인이 대체 누구길래 주님은 생의 마지막 모습을 내 영상에 남게 하셨을까."

 그런 물음 끝에 나온 작품이 바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다. 이후 팔복 시리즈 2편인 '애통해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의 다큐 영상과 책을 냈고 지난 8월에는 3편인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를 다큐에 앞서 책으로 출간했다. 2편의 다큐 영상은 갓피플 등의 웹사이트를 통해 1000만명 이상이 봤고 책은 50만부가 팔리며 베스트 셀러가 됐다. "3편은 뇌성마비를 가진 제 20년 지기 친구에 관한 이야기에요. 광화문에서 가판 장사를 하는 친구에요. 20대 후반에 만난 뒤부터 찍기 시작했으니 20년간 찍은 셈이네요."

 1.2편이 33분과 34분 길이의 짧은 영상이라면 3편(가제목 글로리 존)은 1시간 반 분량으로 만들 예정이다.

 "흥행과 재미요? 제가 주는 재미는 조금 다른 것이겠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 그게 재미죠. 굉장히 '진지한 재미'라고 할까요."

 김 감독은 자신의 작업을 기독교 영화 제작이 아니라고 말했다. "작품을 만들고 영화를 제작하는 의미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그 과정을 통해 제가 변화되기 위해서죠. 거창하게 표현하면 수도적인 순례길이라고나 할까요. 구도적인 것이죠. 제게 카메라는 상업적인 것이나 작품을 발표하는 도구가 아니에요. 제게는 하나님의 나라를 탐구할 수 있는 통로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 것도 알수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요? 저도 제가 무엇을 할 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할아버지를 만날지 몰랐던 것처럼요. 미국에 온 것은 여기까지가 목적지인 것 같네요."

▶다큐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는…

지하철 안에서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때로는 미치광이로 치부되던 최 할아버지의 삶을 7년 동안 담은 다큐멘터리. 최 할아버지는 가슴엔 종이판을 걸고 머리엔 모자를 쓰고 30여 년을 한결같이 맨발로 살았다. 모자에는 최 할아버지가 손으로 적은 문구가 꽂혀있었다. 30여 년을 한결같이 맨발로 살았던 최 할아버지는 통일이 되면 신을 신는다고 위엄 있게 외치곤 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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