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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Review] 오페라의 유령, 강렬한 주연 배우 연기···녹아드는 관객

초연된지 20여년이 넘은 뮤지컬이 똑같은 프로덕션으로 그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투어와 잦은 배우 교체 점점 시대에 뒤떨어져가는 무대 장치나 효과까지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매일 밤 막이 오르는 무대는 조금씩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이라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주연 배우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매력이다. 산만해진 무대를 단번에 휘어잡는 배우의 존재감은 다른 모든 악조건을 무화시킨 채 작품을 찬란히 빛나게 하는 가장 위대한 힘이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타이틀롤에 실린 무게가 막중한 작품은 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의 주연 팀 마틴 글리슨은 기립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난폭하면서도 관능적인 유령이었다. 노래 한 곡 안에서도 엄청난 감정 기복을 표현해 냈고 연민을 자아내야 하는 순간엔 한없이 무너져내린 가녀린 존재로 변신해 보는 이의 마음을 울렸다.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게 힘이 넘치고 또렷했다. 모든 음역대를 자유로이 노닐었다.

여주인공 크리스틴을 자신의 아지트인 지하세계로 데리고 들어가며 작품의 메인 테마곡을 부를 때면 보는 이들마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줬다. 유령의 주제곡인 '뮤직 오브 더 나이트'(Music of the Night)를 부를 때는 녹아내릴 듯 부드러우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가진 야누스적 매력을 맘껏 발산했다. 과연 9년간 '오페라의 유령' 무대를 떠난 적이 없다던 배우로서의 관록이 묻어났다.

연기도 훌륭했다. 사랑을 떠나보낸 채 흐느끼는 마지막 장면에선 유령의 광기에 대해 관객이 갖던 두려움과 거리감을 단번에 날려버린채 그의 실연에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에 비해 거의 모든 장면에 출연해 쉴 새 없이 노래를 불러야 했던 크리스틴역의 트리스타 몰도반은 사방으로 흩어지는 목소리 밋밋한 감정 표현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펜테이지스 극장 무대는 '오페라의 유령'의 스케일을 담기엔 다소 비좁아 보이기도 했지만 극 초반 장중한 오르간 소리와 함께 경매장에서 오페라하우스로 변하는 무대 전환의 강렬함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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