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인물열전] 아볼로, 정도를 걸었던 겸허한 목회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알렉산드리아는 신약시대에 로마 다음으로 인구가 가장 많았던 도시로 50만 명이 거주했던 교역의 중심지였다. 그뿐인가 모든 사상과 종교가 흘러들어가 꽃을 피운 저수지요 유럽문화의 진원지라 하겠다. 이곳 출신의 구약에 정통한 유대인 학자가 신약성서 무대에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웅변가'라는 이름의 뜻을 지닌 아볼로이다.
알렉산드리아 출신답게 아볼로는 사상의 양대 산맥과도 같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섭렵한 사상가요 달변가였다. 구약성경으로써 예수는 그리스도라 증언하여 공중 앞에서 유대인과 변론하여 이긴 것으로 보아 그는 예사롭지 않은 변증가이기도 하였다. 아볼로의 인격이 돋보이는 장면은 요한의 세례밖에 모르는 그에게 무명에 가까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가 복음의 본질을 더욱 자세히 가르쳤을 때 그들의 가르침을 겸허히 경청하였다는 점이다.
아볼로는 고린도 교회를 세운 바울의 동역자로서 그 교회를 위해 헌신한 이였다. 바울은 그런 아볼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다." 말인즉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설립자였지만 아볼로는 뛰어난 언변과 설교로 그 교회의 교인들을 가르쳤던 선생이었다. 고린도 교회 내에서 아볼로의 인기가 너무 앞서서인가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하나의 파당을 형성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아볼로는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앞세워 세력화하여 바울에게 맞서지 않고서 조용히 고린도 교회를 떠났다. 그 이후 아볼로는 고린도 교회를 방문하라는 바울의 거듭되는 권면을 고린도 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거절하였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가르침을 경청하는 겸허한 학자 덧없는 인기에 편승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정도(正道)를 걷고자 한 목회자 그가 아볼로였다. 아볼로가 살아있다면 때로 정도에서 일탈하는 이민교회현장에 쓴 소리나 하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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