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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송금 무조건 신고하라" 정부 추진에 은행·고객 반발

은행"업무량 늘고 수익 줄 것"
고객 "사생활 침해 소지…불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해외송금 거래를 전액 신고토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은행권과 고객들의 반발이 커 파장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 오바마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과 돈세탁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 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미국으로, 또는 미국에서 해외로의 모든 송금 거래를 금액에 상관없이 신고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송금이나 수상하다고 의심되는 거래에 한해 재무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정보개혁·테러예방법에 따라 마련된 이번 규정은 일반 국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걸쳐 2012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 추진안에 따르면 은행이나 송금서비스 업체는 송금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주소·계좌번호·운전면허·여권번호 등을 제공해야 한다. 은행들은 거래 고객의 소셜번호를 매년 보고해야 한다.

이번 규정이 시행되면 웨스턴유니언 등 송금 전문 업체들은 1000달러 이상의 모든 거래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단 현금자동인출기(ATM)와 크레딧카드 거래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동일 은행 지점간 송금도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한인 은행권은 새 규정이 시행되면 업무 부담과 동시에 송금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한은행 아메리카 전성호 영업부장은 “한 달에 우리 은행의 평균 해외 송금 건수가 2만5000건에 달하는데 해당 건수를 모두 보고하려면 업무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 문명식 영업지원부장은 “모든 송금 거래를 보고하게 되면 거래가 줄어들고, 은행 수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객들도 사전에 충분한 보안조치 없이 정부가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드사이드에 사는 윤정식씨는 “푼돈을 송금하는 건 테러와 무관할텐데 매번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면 유쾌하지 않을 것 같다” 고 말했다.
관계당국은 연간 약 7억5000만 건에 이르는 관련정보를 취합해 사법기관 및 규제기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미 금융기관들은 현재 매년 130만 건 가량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1만 달러를 초과하는 거래 1400만 건을 재무부에 신고하고 있다.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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