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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결혼 풍속도] 여성 유학생 날로 늘어 '골드미스' 입지 줄어든다

아들보다 딸에게 타인종 관대…부모들 "대 이을 손자 낳아야"
한인사회 재혼도 점차 증가…첫 실패 부담감에 성공률 저조

완벽한 반쪽을 만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영국의 수학 천재가 독신남녀들이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28만5000분의 1(0.0000034%)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나는 확률은 0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은 어떤가. 결혼은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는 의식이다.

확률적으로 이상형과 결혼하는 것은 이상형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미주 한인들은 자신의 이상형과 결혼하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제 짝을 찾기는 커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자녀들이 혼기를 놓칠까봐 부모들의 근심은 깊어만 간다.

▶아직 타인종 가족엔 보수적



지난해 타인종 사위를 맞이한 김진화(62.가명)씨. 미국에 살면서 타인종 사위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긴 김씨는 큰 딸과 타인종 사위의 결혼을 흔쾌히 승낙했다. 하지만 최근 김씨는 종종 집에 들러 미친듯이 한국음식만 먹다 가는 딸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김씨는 "김치와 같은 한국 음식 냄새를 싫어하는 사위 때문에 딸이 먹고싶은 것도 못 해 먹는다"라며 "딸 아이는 괜찮다고 하는데 그 말에 더 울컥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이어 "아직 미혼인 다른 두 자녀에게는 무조건 한국 사람과의 결혼을 유일한 조건으로 걸었다"며 "아무래도 타인종을 가족으로 맞이하면 문화 차이를 극복하기는 힘든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사 아들을 둔 조준만(59.가명)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조씨는 얼마전 아들이 여자친구와 결혼하겠다는 얘기에 뛸 뜻이 기뻤지만 막상 며느리감을 보고나니 타인종이라 결혼을 승낙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앞서기 때문이다. 조씨는 "딸 아이가 타인종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그럴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들이 타인종 여자친구를 소개하니 망설여 진다"며 "아들과 한 집에 살 것은 아니지만 타인종과 결혼하면 이대로 대가 끊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주 한인들은 자녀 결혼에 있어 아직은 타인종 배우자를 맞이하는데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녀가 타인종과 결혼하는 것에 긍정적이더라도 아들보다는 딸에 더 관대하다. 한인 부모들의 경우 며느리는 우리 가족이고 대를 이을 손자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내 집에 들어오는 사람이 한인이면 좋겠고 직계 가족에 대해서는 순수 혈통을 원하기 때문에 며느리는 한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다.

▶ 늘어가는 골드미스

"우리 딸은요 명문대를 나와서 연봉이 00예요. 근데 공부하고 일하느라 바빠서 아직 제대로 된 남자를 못 만났어요." 좋은 학력과 전문직 직업을 갖고 있는 30대 중반 딸을 둔 부모의 얘기다. 하지만 커플 매니저들은 이러한 골드미스들에게 배우자를 매칭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뛰어난 조건을 갖춘 그들이지만 나이가 많고 자신을 꾸미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설령 자신을 가꿀 줄 아는 골드미스라도 본인이나 그 부모들은 동급의 학력과 직업을 갖추고 연령대까지 비슷한 남성을 원하는 경향이 크다.

이에 대해 커플매니저들은 "전문직 남성들의 경우 경제력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배우자의 학벌이나 직업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라며 "이들이 자신을 꾸밀 줄 알고 더 어린 여성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골드미스가 비슷한 스펙의 전문직 남성을 만나 결혼에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이처럼 골드미스들이 늘면서 각 결혼정보업체에는 여성 회원이 남성 회원보다 평균 2~3배 가량 많다. 또한 여성 유학생들의 경우 미국에서 결혼해 정착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성 회원수 증가를 부추기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유행에 민감하고 자신을 가꾸고 꾸미는데 익숙한 여성 유학생 회원이 늘어날수록 미주 골드미스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골드미스 딸을 둔 어머니의 원성은 높아만 간다.

▶남성은 능력 여성은 외모

한국과 미국에서 배우자를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커플매니저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상대방을 고를 때 어느 집 자제인지와 같은 집안 '배경'에 가장 관심을 갖는 반면 미국은 배경보다는 '사람'을 먼저 본다고. 당연히 남성들은 안정적인 수입과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남성이 인기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어리고 외모가 뛰어날수록 결혼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미주에서 결혼은 남성은 능력 여성은 나이와 외모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향은 1.5세나 2세들에게서 더 뚜렸하다. 한 커플매니져는 "만약 외모가 A급과 B급인 여성 2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외모가A급인 여성의 집안은 평범하고 B급인 여성은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집안의 여성이라해도 미국에 있는 남성들은 대부분 외모가 더 나은 쪽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그는 "한국의 경우 배우자의 배경에 따라 삶의 질이 바뀔 수 있지만 미국에서 자라 독립심이 강한 1.5세나 2세들에게는 집안 배경이 결혼 생활을 좌우하는 요소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초혼보다 어려운 재혼

미주 한인 사회에서 재혼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아무래도 재혼은 첫 결혼 실패에 따른 부담감 닫혀버린 마음 때문에 초혼보다 성공률이 저조한 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아이의 양육. 남자들의 경우 첫 결혼 실패에 따른 재산 분할과 아이들 양육비로 인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재혼인 경우 상대방의 경제력을 첫번째로 본다. 살아보니 학벌이나 직업은 아무 필요가 없더라는 것이 그 이유다.

재혼 전문 커플매니저들은 "근래들어 재혼을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당당히 나서는 한인들이 많다"며 "하지만 재혼에서는 양육이 최대 변수다. 재혼 커플의 이혼이 많은 것도 상대방의 자녀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골드미스들이 재혼남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골드미스들도 양육에 대한 부담감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혼의 조건 - 그레이스 권 커플 매니저 "싱글 탈출 위해선 자신투자는 필수"

커플 매니저 14년차인 그레이스 권씨(사진)는 싱글 탈출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투자하고 눈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싱글로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마음의 눈이 닫혀있는 것”이라며 “결혼에 있어서 학벌이나 외모, 신체적인 이상형을 찾아 원하는 결혼 상대를 한정하기 보다는 성격이나 인생관, 건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위한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
권 매니저는 “내가 아무리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도 상대방이 나를 싫다고 하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며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그 후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어필해야 한다. 자신을 꾸미는 데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아깝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에게 투자하고 마음에 눈을 열고 나에게 맞는 상대를 고르는 것이 싱글 탈출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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