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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 특별기획-다시 시작이다 3] 뉴욕 무대 주름잡는 '코리안 파워'

뉴욕 한인문화 35년 어제와 오늘
뉴욕필 한인 단원 7명…다수 그룹
변방 멤돌던 영화, 국제영화제 휩쓸어

1975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한국 배우 최지우가 세상에 나왔다. 제럴드 포드가 백악관의 주인이었을 때 뉴욕은 최초의 유대인 시장 에이브라함 빔이 시정을 맡았다. 한국에선 유신의 서릿발이 내리고 있을 무렵, 뉴욕에선 전해 뇌일혈로 사망한 김환기 화백의 회고전이 열렸다. 같은 해 마흔셋의 혈기왕성한 청년 백남준이 소호의 작업실에서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제작했고, 스물일곱살의 정경화는 런던에 날아가 생상의 바이올린협주곡 제 3번을 녹음했다.

뉴욕중앙일보는 그 해 9월 22일 한인 이민자들을 위해 세상에 나왔다. ‘세계문화의 수도’ 뉴욕에서 당시 한인 예술가들의 수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서른다섯해가 지난 오늘 한인 예술가들은 음악·미술·영화·연극·출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한국 문화는 낯선 것이 아니라 새롭고 흥미로운 문화상품으로 입지를 굳혔다. 많은 한인 예술가들이 고군분투하는 소수계 이민자에서 벗어나 뉴욕 주류 문화계에서 ‘코리안’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음악=클래식 분야에선 정경화씨에 이어 한인 연주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라 장이 신동에서 세계 톱클래스 거장 연주자로 성장했으며, 첼리스트 장한나씨에 이어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이 솔로이스트로서 스타 대열에 올랐다. 뉴욕필하모닉엔 미셸 김 부악장을 비롯 은퇴한 김명희씨를 포함해 함혜영·리사 김·권수현·리사 지혜 김·이현주씨 등 바이올리니스트만 7명에 첼리스트 아일린 문까지 포진하고 있다. 주피터·파커·대덜러스·브렌타노 등 체임버 연주단에서 한인들의 이름을 찾기는 쉬운 일이다.

미 최고 권위의 오페라단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도 소프라노 1982년 홍혜경씨가 입성한 후 조수미, 신영옥, 그리고 2007년엔 캐슬린 김이 주역으로 데뷔했다. 2007년 1월 홍혜경씨와 테너 김우경씨가 ‘라 트라비아타’에서 최초의 아시아계 남녀 주연으로 등장해 메트 역사를 새로 썼다. 베이스 연광철·바리톤 윤형·베이스 앤드류 갱개스타드 등 한인들이 메트에서 기량을 과시했으며, 11월엔 제 2호 한인 주역 테너 이용훈씨가 메트 무대에 오른다.

◇미술=도자기로 대표되는 한국의 고미술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기가 어려운 분야였다. 1974년 브루클린뮤지엄에 미 메이저 뮤지엄 사상 최초로 한국실이 설치됐고, 1998년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처음 한국실이 마련됐다. 메트는 1981년 ‘한국미술 5000년전’을 대대적으로 열었던 메트는 지난해 3월 한국실에서 ‘한국 르네상스의 미술, 1400-1600’전을 열어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현대미술 분야에서는 단연 백남준씨가 선두주자였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씨는 2000년 구겐하임뮤지엄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을 열었다. 구겐하임은 내년 8월 일본에서 오래 활동해온 추상화가 이우환씨의 회고전을 준비 중이다.

한편, 2004년 뉴욕 크리스티에서는 서민화가 박수근의 ‘앉아있는 아낙과 항아리’를 한국 근현대미술품 최고가인 123만4500달러에 경매해 한국과 뉴욕의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정도련씨가 큐레이터로 선임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영화=한국 청년들의 불안한 삶을 그린 영화 ‘바보들의 행진’이 한국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을 때만해도 한국영화는 세계영화의 변방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35년 후, 한국영화는 국제영화제에서 주요 부문상을 석권하는 영화 강국으로 변신했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후 다시 한국영화가 세계에서 주목받는데는 26년이 흘렀으니, 강수연에게 베니스 영화제 여주주연상을 안겨준 ‘씨받이’였다.

올 5월 칸영화제에선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9월 뉴욕의 양대 문화기관인 링컨센터와 MoMA에서 11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된다. 링컨센터의 뉴욕영화제엔 ‘시’와 홍상수 감독 작 ‘옥희의 영화’가 초대됐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 전작 14편 회고전을 열었던 MoMA는 22일부터 한국어 ‘영화’라는 주제로 ‘하녀’를 비롯한 8편의 최신작을 상영하는 한국영화제를 열고 있다. 임권택·김기덕·홍상수·박찬욱·봉준호 등 집요한 작가정신과 연출력에 빛나는 한인 감독들은 세계영화 지도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연극·문학=뮤지컬은 아직도 한인들에겐 높은 벽이다. 한국에선 최근 뮤지컬 붐이 일어 브로드웨이에서 수입해간 작품의 리메이크와 창작극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프 브로드웨이에선 재능있는 한인 2세 작가 둘이 나왔다. 삶에 대해 관조적인 줄리아 조는 사막 3부작 ‘상실의 구조’ ‘BFE’ ‘듀랑고’과 ‘피아노 선생’으로 극작 실력을 인정받은 후 올해 영미권 희곡작가 최고의 영예인 수잔 스미스 블랙번상을 수상했다. 그의 수상작 ‘언어의 보관소’가 24일부터 맨해튼 로라펄시어터에서 공연된다.

한편, 이영진씨는 인종과 문화를 섞는 도발적인 풍자의식으로 일찌기 화제가 됐다. 이씨는 ‘풀만, 워싱턴’에서 ‘용비어천가’‘교회’‘선적’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비틀은 ‘리어’로 뉴욕 연극계의 무서운 아이로 자리매김했다.
문학에선 ‘네이티브 스피커’‘제스처’‘항복자들’의 소설가 이창래씨가 단연 미국 문단에서 가장 인정받는 한인 작가다. 변호사 출신 이민진씨는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잡지 기자 출신 재니스 이씨는 ‘피아노 교사’를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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