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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화두는 '한국불교 세계화'

해외교구 내년 설립 예정…한인사찰 지원·네트워크
총무원장 자승 스님 뉴욕 찾아 전통사찰 음식 홍보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이번 뉴욕 방문 때 가장 많이 말한 단어 중 하나가 ‘한국불교의 세계화’다. 그의 뉴욕 행보를 보면 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조계종 미국 방문단’을 이끌고 온 자승 스님은 18일 미동부 한인사찰 스님과 만나 해외교구 설립을 통해 미국 속에 한국불교를 알리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어 20일엔 사찰음식의 날을 열고 미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전통사찰 음식을 선보였다. 템플스테이와 함께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대표적인 불교 문화상품으로 사찰음식을 내세운 것.

자승 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 당선 때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외교구 활성화 등을 통한 한국불교 세계화를 꾸준히 강조했다. 이번 방문이 이를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자승 스님은 이번 방문 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종단이 국제 구호활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종교지도자를 만나 종교 갈등 해소를 위한 의견을 적극 나눴다. 2013년엔 한국에서 세계종교지도자 포럼 개최를 추진키로 했다.

방문단은 자승 스님을 비롯해 종단 사회·문화부장, 주요사찰 주지 등 45명으로 구성됐다. LA를 거쳐 16일 뉴욕에 도착한 방문단은 23일까지 뉴욕에 머문다.

◇해외교구 설립 구체화=자승 스님은 19일 대동연회장에서 열린 법회에서 “어려운 가운데 포교활동을 하는 스님들과 이국 땅에서 불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불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미주 불교계에 종단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에 종단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종단 ‘최고 어른’의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종단 차원에서 해외사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자승 스님은 지난 18일 뉴욕·뉴저지·워싱턴DC 등 스님들과 해외교구 설립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종단이 내놓은 해외교구 설립안에 따르면 한국불교의 국제화, 해외포교의 체계화·활성화를 위해 특별교구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우선 한인사찰 지원과 함께 세계화를 위해 현지인 포교에 나설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장학금 지급 등을 통해 지도자를 길러내거나 조계종으로 출가한 영어권 외국출신 스님들을 재교육시켜 해외로 파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인사찰의 종단 등록과 현지 법인 등록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현재 해외 한인사찰은 미국 75곳을 비롯해 144개가 있다. 이 중 40곳만 등록했을 뿐 104개 사찰은 등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사찰은 사유화 되고 관리가 힘들다. 종단은 이들 사찰이 등록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사찰을 네트워크화해 세계화의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간담회에서는 각 사찰별 지원은 당장 어렵지만 부처님 오신 날 퍼레이드 등 연합행사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종단은 해외포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특별분담금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자승 스님은 “중앙종회(사회의 국회)를 거쳐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해외교구 설치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불교사원연합회 회장 휘광 스님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종단의 결정에 환영한다”며 “미주에 있는 한인 스님들이 적극 나서 돕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입성한 사찰음식=20일 맨해튼 소호 스카이라이트에서 열린 ‘한국전통 사찰음식의 날’ 행사장은 온통 연등으로 물들었다. 먼저 전통차(茶)와 다식 서비스 후 전채요리, 주요리, 후식으로 구분해 뷔페식을 제공됐다.

이날 된장소스샐러드, 무비늘김치, 배추홍시김치, 능이 무국, 애호박찜, 버섯강정, 연근전, 삼색나물 등 43가지 요리가 제공됐다. 일품 요리로는 인삼야채말이, 다시마말이, 양배추말이, 버섯강정, 우엉잡채가 나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뷔페지만 가져간 음식은 불교식으로 남기지 않도록 했다. 발우공양 시연도 열려 참석자들에게 사찰 음식 의미를 심어줬다. 행사장 벽면은 온통 한국사찰을 알리는 홍보물이 상영됐다.

조계종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이날 행사는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이날 찰스 랭글 연방하원의원, 존 리우 시 감사원장, 김영목 뉴욕총영사 등 정치계와 재계, 미국 신문·방송 기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반기문 총장 부인 유순택 여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타 종교인과 만남=자승 스님 일행은 1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후 곧바로 맨해튼 한 식당에서 뉴욕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났다. 자승 스님은 이날 참석한 유대교, 개신교(성공회), 가톨릭, 이슬람, 힌두교 지도자 등과 종교 갈등을 해소하고 세계평화 구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자승 스님은 반기문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2013년 세계종교지도자 포럼을 한국에서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일에는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세계불우 어린이와 이재민을 돕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아이티 지진구호자금도 전달했다.

◇법회엔 앉을 자리 없어=현직 총무원장 스님이 뉴욕에서 여는 법회는 입적한 법장 스님 후 두 번째다. 조계종 전미승가회와 뉴욕사원연합회가 마련한 법회에는 당초 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600여명이 찾았다. 앉을 자리가 모자라 일부 참석자들은 서거나 연회장 밖에서 법회를 봉행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불교는 마음을 다스리는 학문이요 신앙”이라며 “부처님의 법을 따르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회에는 동남아시아 불교계를 대표해 피아체 스님과 하용화 한인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불교계 발전에 공헌한 조일환 동국대 명예교수, 김정광 뉴욕불교신도회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자승 스님은 21일 뉴욕원각사, 뉴욕불광선원,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등을 둘러보고 23일 한국으로 떠난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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