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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엄마, 사랑해!를 보고] 가슴 저미는 어머니 생각 '진한 눈물이…'

이세방/시인·사진작가

'극단 서울'(대표 원수연)이 창단 2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연극 '엄마 사랑해!' (장소현 각본)가 16일부터 19일까지 비전아트홀 무대에 올려졌다. 이 작품은 또한 이효영선생의 연출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이어서 더욱 각별한 뜻이 담겨 있었다. 이민생활 속에서 연극 전문인들이 아닌 사람들이 일이년도 아닌 25년을 연극 활동을 해 왔다니. '극단서울'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낸다.

연극은 사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자화상 같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그렇질 못하다. 영화를 관람할 때 보는 사람은 그냥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만이다. 하지만 연극은 보는 사람 즉 나 자신의 또렷한 이야기이다. 무슨 주제건 사람의 이야기인 이상 그건 나 자신의 이야기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연극의 매력은 거울로 내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는 것과도 흡사하다.

'엄마 사랑해!'는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딸(전경숙)과 그 어머니(이미라)의 이야기다. 무대는 우리가 떠나온 조국의 어느 시골에서 시작되어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로스앤젤레스로 연결된다. 불행한 홀 어머니와 죽음을 앞둔 딸 사이를 오가는 대화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는 대화를 뛰어넘는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끈끈한 사랑의 응어리에서 터져나온다.

관객들은 어머니의 사랑이 어떻게 지혜롭게 발전하는가를 경험하게 된다. 일찌기 남편과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절망하기를 거부한다. 그 어머니는 신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사람이면서 신을 향해 항거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암울한 자신의 현실을 지혜롭게 헤쳐나간다. 그 지혜는 경상도 사투리로 점철된다.

어머니의 사투리는 관객들로 하여금 좀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숨통을 열어주는 쿠숀의 역할을 해 주었다. 물론 이미라씨의 연기와 사투리가 때로는 오버액션을 보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발생한 약간 촌스러워 보이는 듯한 분위기는 차라리 세련된 연기보다 훨씬 깨끗하고 순수하게 느껴졌다.

다른 한편으론 진실된 연기로 어려운 역을 무난히 이끌어 간 전경숙씨 그리고 어설프지만 착한 목사역을 충실히 해낸 홍한기씨에게도 박수를 보낸다.자칫 절망의 체험 그 하나만을 강요할 수도 있었던 이 연극이 눈물바다가 되지 않은 점에 대하여 또 다른 박수를 보내지 않을수 없다. 눈물바다가 되지 않았다 해서 관객들이 울지 않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저마다의 가슴 깊은 곳에 눈물이 고여 있었을 것이다.

끝으로 "죽음은 곧 부활이다"라는 상징으로 막을 내린 것은 인상적이다. 죽음과 부활의 문제는 신이 존재하건 존재하지 않건 신의 이름을 빌려 감당할수 밖에 없지 않는가? 그래서 관객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별들처럼 어둠속에서 눈들을 반짝이며 신에 가장 가까운 자신들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저마다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엄마 사랑해!"라고 속삭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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