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월드컵, 남북한 감독 '동반 결승 진출' 다짐
한국-스페인, 북한-일본과 21일 4강 매치
최덕주 한국대표팀 감독과 리성근 북한태표팀 감독은 20일 트리니다드 토바고 수도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 앞에서 "4강에서 꼭 이겨 결승에서 보자"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 감독은 "북한이 일본을 꼭 이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승에서 만났으면 한다"면서 얼굴을 마주한 리 감독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고 리 감독도 "그래요 그래"라고 화답하며 최 감독의 손을 잡고 활짝 웃었다.
두 감독은 잠시 손을 잡은 채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등 남북한이 4강에 동반 진출한 기쁨을 나눴다.
리 감독은 "남조선(한국)이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보면 스페인에 충분히 이긴다"며 "우리가 한번도 싸워보지는 않았지만 스페인은 되지 않는다. 구락부(단체)가 많지 않다. 선수가 없다"고 한국팀의 결승 진출을 낙관했다.
한국과 북한은 21일 코우바 스타디움에서 각각 스페인과 일본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북한보다 3시간 앞서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북한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한다면 FIFA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한민족간 정상을 다투는 감격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결승전은 25일 치러진다.
한편 대표팀의 최 감독은 "공격력을 강화해 스페인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최 감독은 "스페인전에서는 이전보다 공격력을 강화해 많은 골을 넣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스페인은 공격보다 수비가 낫지만 이는 공격이 수비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골을 낸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5골이나 내주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수비진도 한층 보강해 스페인 골게터 팔로마 라사로의 발을 꽁꽁 묶겠다고 밝혔다. 라사로는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와 8강전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차세대 골잡이' 여민지(17) 등 공격수들이 이전 경기보다 적진에 깊숙이 침투해 스페인의 골문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왼쪽 발목을 다친 공격수 김다혜(17)의 경우 몸상태를 지켜본 뒤 스페인 전 투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후반 교체 멤버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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