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2년 특별기획-한인은행장에게 듣는다 2] "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질 것"
김명철 신한은행 아메리카 행장
한인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고 있다. 커뮤니티은행의 주력 분야이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줄어든 대신 비즈니스와 주택담보 대출, 소기업청(SBA) 보증 대출은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 아메리카도 예외는 아니다. 김명철 행장은 “금융위기가 융자 신청자의 신용과 상환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융위기 이후 한인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많이 달라졌다. 신한은행은 어떤가.
“한인은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타격으로 인해 은행권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도 완전히 극복된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도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자기자본의 420%를 차지할 때가 있었으나 지금은 30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350% 정도를 권한다. 앞으로도 건설이나 상업용 부동산대출은 힘든 시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대출을 통해 한인사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분을 위한 SBA와 주택담보 대출, 그리고 개인 대출 등은 늘었다.”
-한인사회 은행의 역할은.
“쿠션이라고 생각한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비즈니스하는 분들에게 충격이 바로 가지 않도록 1차 충격을 흡수하고 반대로 경기가 살아나면 은행이 나서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은행은 그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전반적으로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인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금융 지원을 해나가겠다.”
-신한은행의 경쟁력과 취약점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규모나 뱅킹 노하우는 로컬은행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우수한 IT기술과 뱅킹시스템·경영정신·서비스를 바탕으로 미국에서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자본 뿐만 아니라 역량있는 인력·기술을 받는 등 든든한 리소스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는 미국보다 한국이 낫고, 경영 관리 노하우는 미국은행에서 배울 점이 많다. 금융선진국인 미국과 한국이 가진 각각의 성공방정식을 접목해 신한은행만의 색깔을 나타내고 싶다. 10년 이내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미국에서 명실상부한 넘버원 코리안 커뮤니티은행으로 명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신한은행 사태의 충격이 컸다.
“신한은행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많은 실망을 했을 것이다. 사죄드린다. 이유가 어찌됐건 이번 일을 통해 더욱 겸손해지고 거듭나는 금융그룹이자 은행이 되겠다.”
-지점 확대나 부실은행 인수·합병 계획은 없는가.
“미국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금은 규모를 키우기보다 역량을 키우는 것이 먼저다. 기회가 된다면 고려해 보겠지만 이 시기는 얼마나 탄탄해지느냐가 중요하고 지금을 잘 준비하면 나중에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동희 기자 dh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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