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이 선수들을 죽이고 있다' NFL 첫 주 뇌진탕 선수 4명 발생
대책강구 시급한데 돈벌이만 급급
하지만 4분 뒤 어이없는 장면이 나왔다. 이글스가 브래들리를 다시 필드에 투입시킨 것. 결국 브래들리는 전반을 모두 마친 뒤에서야 뇌진탕 진단을 받고 병원에 후송됐다. 경기 직후 이글스 구단은 전방위로 비난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중심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선수를 계속 뛰게 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였다'며 NFL에 책임을 물었다.
이글스 구단은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대변인이 "처음에 진단했을 때는 뇌진탕이 아니었다. 또 팀 의료진이 브래들리가 다친 상황을 보지 못해서 그가 어느 정도로 다쳤는지 알기 힘들었다"고 말하다 '팀 의료진이 경기를 안보고 도대체 뭘했냐. 무책임하다'는 집중포화만 돌아왔다. 뉴욕 타임스는 "이렇게 분명한 뇌진탕 케이스를 놓친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뇌진탕 속에 경기를 치르고 있는가"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번에 NFL 1주차에 뇌진탕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록된 선수는 총 4명이다. 브래들리의 팀 동료이자 이글스 주전 쿼터백 케빈 카브를 포함해 캐롤라이나 쿼터백 맷 무어 뉴욕 자이언츠 타이트 엔드 케빈 보스가 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NFL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뇌 머리 목 의료 위원회(Brain Head Neck Medical Committee)'의 헌트 바터 의장이 최근 "이번 뇌진탕 이슈가 급속히 퍼질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며 "좀 더 지켜보겠다"라고 밝혀 더욱 원성을 샀다.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NFL 선수들의 건강보험 개혁을 주창해온 짐 브라운(74)은 16일 캘리포니아 주 산타 클라라에서 가진 '산타클라라 스포츠 법 심포지엄'에서 "NFL이 오히려 뇌진탕 문제를 숨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NFL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NFL은 상대선수하고 강하게 충돌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NFL이 돈벌 생각만 하지 말고 선수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라운은 양 선수가 풀스피드로 내달려서 충돌하는 데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면서 "그렇다고 풋볼이라는 스포츠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NFL에서 최소한 다친 선수들에 대한 책임은 져야 도리가 아닌가.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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