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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재앙을 복으로 바꾸는 게 수행"

Q: 아이가 지금 고3인데 고1까지는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데 고2 올라오면서 아이가 많이 변했습니다. 부모에 대한 원망도 큽니다. 꼭 쇠사슬로 묶인 것 같다고 합니다. 정신과 진료 결과 청소년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자기 방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사람을 대하면 많이 불안해진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 듣고 싶습니다.

A: 자식을 위해서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싫어도 자식을 위해 자식이 좋다면 뭐든지 할 마음을 내야 합니다. 자식에게 좋은 일이라는데 그 일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안 한다면 자식이 우선입니까 내가 우선입니까?

지금까지 남편과의 관계나 자식과의 관계에서 늘 내 중심으로 살아왔음에도 자기중심이 너무 강해서 지금까지 자기중심으로 살았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자식에게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제일 큰 상처는 남편이 받았고 두 번째는 아이가 받았습니다. 남편은 아이보다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어른이다 보니 강해서 버티고 있는 것이고 아이는 약하다 보니 병이 아이에게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아이의 상처를 남편의 상처라 생각하고 남편한테 먼저 참회하세요. 이유 없이 숙이셔야 합니다. 질문자 나름대로 기도문을 만들어서 비슷하게 하기는 했지만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자식이 먼저가 아니고 남편이 먼저입니다. "여보 제가 정말 죽을 죄를 졌습니다. 제가 아집이 너무 강해 그동안 당신을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앞으로는 숙이고 살겠습니다." 이렇게 참회하십시오.

그리고 아이가 어떻게 하든지 압박하지 마세요. 그냥 놔두십시오. 그러나 잘 안 될 겁니다. 이미 내가 잔소리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버려서 자기도 모르게 나와 버립니다. 그래서 계속 절을 하면서 참회기도를 해야 됩니다. 내 주장이 안 나와야 됩니다. 아이에게는 공부는 안 해도 좋으니 그저 졸업만 하면 된다 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도 힘들면 휴학을 시키세요.

휴학해서 한 1년 쉬면서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도록 하세요. 금방 치유될 거란 생각은 하지 마세요. 증상이 심해지면 정신과 치료를 받으세요. 필요하다면 우울증 약을 먹어가면서 생활하도록 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학교 졸업이나 수능시험 같은 것은 탁 놔버려야 합니다. 털끝만큼도 집착해선 안 돼요. 아이가 좋아지면 기회는 나중에 또 있습니다.

근본적인 치료는 내가 남편한테 참회하는 것이고 당장 급한 치료는 아이가 병원에 가는 것과 환경을 편하게 해주는 겁니다. 아이가 어떻게 하더라도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좀 못마땅하다 싶어도 하자는 대로 하세요. 정신적인 병이 육체적인 병보다 더 중한 병입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병도 그냥 하나의 병일뿐입니다. 컴퓨터로 말하면 육체적인 병은 기계가 고장 난 거고 정신적인 병은 소프트웨어가 고장이 난 거예요. 그러니 그 프로그램을 치료하면 됩니다.

자기 정진을 해나가면 오히려 이게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내 수행이 되고 내가 사람이 되고 상냥한 여인이 되어서 부부 관계도 좋아지고 남편이 더 큰 병을 얻을 것이 미연에 방지가 되고 아이도 좋아집니다.

아이의 희생을 통해서 집안에 다시 복이 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재앙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재앙을 복으로 바꾸는 게 수행입니다. 재앙마저도 복으로 바꿀 수 있다면 이 세상에 무슨 일이 닥친들 못 살겠습니까? "세상에는 온갖 일이 일어나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불행이 아니다."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정진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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