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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9주년] 재건 소리 요란해도 치유못한 아픔·갈등은 여전

■르포-세계무역센터 재건축현장을 가다 "새 건물 들어서면 더 좋아지겠죠"

9·11 테러 9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정오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재건축 현장. 족히 100m(328피트)는 돼 보이는 높이의 거대한 크레인 10대가 곳곳에서 굉음을 내며 건축 자재들을 나르고 있다. 옆을 지나는 포크레인과 트럭들은 장난감처럼 보인다.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로 불려질 ‘1세계무역센터’는 완공 높이의 3분의 1인 500피트 가까이 올라와 벌써부터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밖에 추모광장과 기념관 등 추모시설이 오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다.

이미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데다 개학철이라 관광객들이 줄었지만 아직도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LA 인근 랜초쿠카몽가에 거주하며 뉴욕 관광을 왔다는 김정식·유선 부부는 “이곳에 처음 왔는데 내일이 테러 9주년이라 이번 방문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얼마나 크게 재건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테러 악몽은 아직도 진행형= 테러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건이 진행중인 반면, 불과 2블럭 떨어진 ‘45 파크플레이스’ 앞에서는 이곳에 세워질 이슬람 모스크(예배당)에 대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가며 조금씩 아물어가던 상처가 다시 도지기 시작한 것이다.

논쟁은 종교간 갈등을 넘어 정치·사회 문제화 되면서 9·11 테러의 악몽은 현재 진행형이 되고 있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 건물을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와 같이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로 지을 생각이라며 이 장소가 종교 간 화해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장소 이전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여론도 이전쪽으로 기울고 있다. 뉴욕타임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다른 장소에 예배당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67%에 달했다. 아픔이 남은 장소 근처에 이슬람 사원을 짓는 것은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이 이슬람 극단주의로 인해 겪은 슬픔과 고통을 돌아보지 않는 잔인한 처사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테러 현장 인근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한인은 이제 거의 없다. 네일살롱과 세탁소 등 몇 군데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근처에서 21년째 ‘VIP네일살롱’을 운영하는 오혜숙씨는 “참사 후 20일만에야 가게에 다시 들어올 수 있었는데 하얀 가루가 너무 많아 수십번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며 “가게를 다시 열긴 했지만 많은 단골 고객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내 오씨는 “새 건물이 들어서고 직원들이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 분명히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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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무엇을 바꿨나…미 최대 공룡부서 '국토안보부' 탄생
'대테러와의 전쟁' 선언…미군 희생자 6000여명


9년전 전 세계를 강타한 9·11 테러는 그 충격파만큼 미국내 정치, 경제, 군사, 출입국 관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민정책= 9·11 테러 이후 한인들이 체감하는 가장 뚜렷한 변화는 까다로워진 공항에서의 입국 심사와 이민 정책의 강화다. 부시정부는 테러용의자들의 입국을 원천 봉쇄한다는 명목아래 테러 이후, 본격적으로 출입국 통제 시스템을 강력하게 규제했다. 불법체류자 단속도 크게 강화됐다. 테러 직후인 2002년 추방당한 한인은 523명으로 예년의 2배 이상 치솟았다. 불안감은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신청 러시 현상을 불렀다.

▶국토안보부 신설= 행정 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특히 국가 안보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 역사상 최대 ‘공룡 부서’로 불리는 국토안보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민귀화국(INS)과 세관, 교통안전국(TSA) 등 22개 연방기관의 17만여명의 직원으로 창설됐다. 분산된 테러방지 관련 업무를 일괄 처리하도록 했다.

▶전쟁= 9·11테러의 악몽은 또 다른 비극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보복을 다짐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잇달아 침공했다. 전쟁 결과는 참혹했다. 민간인 희생자수는 정확한 통계 조차 없고 6000여명의 미군이 전사했다. 장장 9년간 전쟁을 계속했지만 결과도 없고 승자도 없는 지루한 싸움이었다. 전쟁의 정당성을 두고 국민 여론이 분열됐고,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우방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마침내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를 공식 선포했다. 침공 7년5개월만이었다.

▶경제=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 테러까지 터지면서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테러 그 자체만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액만 2000억달러에 달했다. 전쟁 비용은 부담을 가중시켰다. 회복기로 돌아섰다는 희소식은 2007년 9월 터진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오래가지 못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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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경전 '코란'은…

9·11을 앞두고 플로리다주의 한 교회 목사가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개 개인의 행동에 대해 이슬람권 국가들까지 나서서 비난하고 있을 정도다. 이슬람권에서 극렬히 반발하는 이유가 뭘까.
코란은 이슬람교의 경전이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610년 아라비아 반도 메카 근교의 히라산 동굴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처음으로 유일신 알라의 계시를 받은 뒤부터 632년 죽을 때까지 받은 계시를 집대성한 것이다.
가장 널리 불리는 정식 명칭은 ‘알-꾸란 알-카림(al-Quran al-Karim·고귀한 코란)’이다. 어원상 ‘읽는 것’을 의미하지만, 신학적으로 말하면 구체화된 ‘신의 말씀’이다. 기독교 성경이 여러 시대에 걸쳐(약 850년간) 여러 사람들이 각기 다른 언어로 쓴 것을 결집한 것인데 비해 코란은 한 장소에서 한 인물에게 비교적 짧은 기간(23년) 동안 한 언어(아랍어)로 계시되어 완성됐다.
그 독보적인 존재 때문에 이슬람 교도들에게 코란은 알라 즉 하나님 자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번역판은 코란이 아니다. 알라의 언어 아랍어로 쓰인 것만 알라의 말씀이라는 것이다. 코란을 태운다는 의미는 그들의 하나님을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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