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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루치아 쉼터 아이들의 일일 매장체험 '꿈이준'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나는 방학 동안에 일일 매장체험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에도 비슷한 체험을 한 적이 있었지만 직접 매장을 열어서 한다기 보다 전시회를 우선적으로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독립심을 목적으로 직접 만들어서 팔아보고 돈도 벌어보는 직업체험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방학동안의 계획을 듣고 의미있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작년에도 해봤었고 그 때는 내가 한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지루했었다. 그리고 매장을 한다면 물건들의 개수도 좀 더 많아야 할 텐데 그 모든 걸 할 자신이 없었다. 귀찮기도 하고 왠지 벌써부터 노동을 하는 것 같아서 기분도 나빴다. 그래서 좋지 않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작년에는 퀼트를 위주로 했지만, 올해는 리본과 플라워공예를 많이 만들었다.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2번씩 오셔서 가르쳐 주셨고 배운 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재료들도 샀다. 이것 저것 해보면서 불평을 많이 하여 꾸중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만드는 과정에서 좋은 작품이 나오면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고 생각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때면 맥이 빠져 손에서 놓게 되고….

그래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언니들과 동생들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서 만드니 서로의 아이디어와 솜씨가 모여서 세상엔 둘도 없는 작품들이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가 힘을 합쳐서 만든 만큼 기대도 많이 했다. 한지부채공예도 있었는데 봉사자 선생님께서 우리의 서툰 작품을 잘 마무리 해 주셔서 아주 멋진 상품으로 둔갑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 다같이 했지만 그 속에서 자신들만의 일이 있었고 만들어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꿈이준’(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아이들)을 준비하여 우리가 직원이 되어 손님들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팔아보는 일일매장 체험을 하게 되었다. 단체 티셔츠도 예쁘게 그려 입고서….

‘꿈이준’이라는 현수막을 자랑스럽게 걸어 놓고 상품을 진열해 보니 만든 상품들이 의외로 많았다. 동생들은 홍보를 하고 언니들은 상품소개를 했다. 나는 계산을 했는데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빈틈없이 행복하게 했다.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 마무리를 했다. 생각보다 수입이 많아 맛있는 저녁도 먹고 우리의 일당으로 물놀이를 다시 가기로 했다. 유난히 더위가 기승을 부려 서로가 힘들었지만 의미 있고 보람 있는 방학을 지낸 것 같다.

일일 매장체험을 준비하면서 들였던 시간과 노력이 마침내 우리에게 생각지 않은 작은 행복을 준 것처럼 꿈을 위해 준비하는 우리들의 시간과 노력이 언젠가 맑은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주어 어른이 되어서 자신들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준비하는 내내 자주 짜증도 부리고 마음에도 없는 오기를 부렸던 것이 반성도 되었다.

이렇게 우리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하나씩 체험해 보면서 나중에 세상에 다가설 때 두려워하지 않고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의 체험을 지금 이 글에 옮겨 보면서, ‘꿈이준’ 이라는 일일 매장체험이 우리에게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큰 자긍심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최 유스티나/루치아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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