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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프로의 LPGA 뒷담화-67] 또 이상한 민박집

여민선/전 LPGA 선수·KLPGA 정회원·빅토리골프 아카데미 헤드프로

서글픈 마음을 쓸어내고 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출발했다. 확실히 남쪽 지역은 덥고 끈적끈적해서 모기가 극성이었다. 땀이 줄줄 흐르면서 피곤이 더 느껴졌지만 난 행군을 계속했다. 생각없이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노스 캐롤라이나를 지나 목표지점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이번에 묵게 될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내 위치를 이야기했다. 친절하게도 한 햄버거 가계에서 나를 만나 집으로 안내해 주신다고 했다. 얼마 후 집주인 아저씨를 만나 집으로 갔는데 골프장 안에 있어서도 좋았지만 넓고 조용해서 더욱 좋았다.

아저씨는 모 회사 엔지니어였고 사냥을 좋아해 사냥개를 키우셨는데 개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나 역시 강아지를 좋아해서 한 번은 버려진 개를 데리고 있다가 무료로 분양하는 모임까지 만들기도 했었다.

집에 도착한 아저씨는 만사를 제쳐놓고 사냥개들을 체크하셨는데 그 정성이 대단했다. 우선 개를 위해 따로 지은 건물에는 확실한 에어컨디션과 히터가 있었다. 또 개에게 늘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신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사료(사람이 먹는 음식보다 더 비싼)를 수입해서 본인이 직접 만든 정성스런 유기농 음식과 믹스해서 매 끼니마다 준다고 했고 마지막으로 개 집이 내 방보다 더 깨끗해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는 일일이 개 이름을 부르며 나에게 소개시켜 주셨다. 갓 태어난 귀여운 강아지 세 마리가 엄마 젖을 빠는 모습도 보였다.

한 시간 가량 개 소개를 하고 있는 데 부인이 와서 이제 그만하라며 나를 데리고 방으로 안내했다.

내 방은 따로 지은 게스트 하우스로 최근 지은 새 건물이었다. 난 아주머니를 따라 짐을 들고 거실로 올라갔다. 거실에 짐을 놓는 순간 난 또 다시 놀랐다. 벽마다 아저씨가 사냥을 갔다가 잡은 동물들을 박제를 해 놓았는데 별의별 동물이 다 있었다.

사실 무서울 정도로 많이 있었는데 동물의 얼굴만 잘라 만든 박제로 가득찬 공간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있으려니 은근히 겁도 났다.

눈치를 챈 주인 아주머니는 '다 죽은 녀석들이니 걱정말라'며 나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식사가 거의 준비되었으니 슬슬 내려 오라고 하셨다. 나는 옷을 갈아 입고 마당으로 갔다. 바베큐가 한창이었는데 고기를 자세히 보니 소고기도 아닌 것이 돼지고기도 아닌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사슴고기를 먹어보았냐고 물었다. 아뿔싸 그럼 이 고기가 바로 사슴. 주인 아저씨가 사냥 나가서 잡은!!! 아직 한 번도 안먹어 보았다고 했더니 아주머니 왈 "여기서는 비둘기도 잡아 먹는다오." 우와!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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