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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열의 즐거운 책읽기] 보잘 것 없는 종이 한장의 '힘'

우리는 초전문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즉 한정된 분야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일류 전문가들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고도의 지식과 전문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들조차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실수를 피할 수 없다. 복잡하고 전문화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이미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버렸다.

예를 들어 의학계를 보자. WHO '국제질병분류'에는 1만3천 개의 질병과 일련의 증상 및 부상 유형이 구분되어 있다. 의사들은 거의 모든 질환과 부상 증상에 대처하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절차들은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간단하지도 않다.

의사들은 현재 6천 가지의 약품과 4천 가지의 의료기술 및 수술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 모두에는 각각 다른 요건과 위험성 고려해야 할 점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올바르게 의료행위를 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명한 외과의사이자 저술가인 저자는 의학이 거둔 눈부신 성공 뒤에는 많은 실수와 실패가 존재하며 현재 의학계는 크나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의사의 전문지식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초전문가까지 실패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 의학과는 아무 상관없는 곳에서 찾았다. 그것이 바로 체크리스트이다.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단순하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체크리스트의 놀라운 효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었다. 시간에 쫓기는 심각한 상황에서 서류 한 장을 더 채우는 일은 귀찮고 번거롭기만 할 뿐인 것이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는 실패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준다. 이것은 우리에게 최소한 꼭 실행해야 할 절차들을 분명히 일깨운다. 또한 체크리스트는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규율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의학에서 생긴 의문을 항공업계와 건축업계등을 세밀히 조사함으로써 이곳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체크리스트가 사용되어 왔으며 사용전과 사용 후 엄청난 차이를 낳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해준다. 금융 투자쪽도 마찬가지.

체크리스트로 인간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개념의 이 책은 출간 직후 전세계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선풍적인 관심을 끌었다. 저자 아툴 가완디는 이 책을 출간한 후 의료계 개혁에 기여한 공로와 향후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인정받아 '타임'이 선정한 '201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가운데 사상가 부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알라딘 서점 대표 (http://www.ala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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