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언제나 엄마 아빠를 기억하렴"

첫 등교하는 자녀에게 들려주는 비밀

책제목: The Kissing Hand
저자 : Audrey Penn
삽화가: Ruth E. Harper and Nancy M. Leak


다음주부터 초·중·고등학교를 위시해서 대학들도 일제히 개학한다. 첫 등교일을 앞두고 학생들은 나이에 상관 없이 초조감 내지는 불안감을 어느 정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처음으로 엄마를 떠나 낯선 유아원에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은 꼭 잡았던 엄마의 손을 놓고 선생님과 낯선 아이들이 있는 교실로 발을 들여놓기가 힘들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학교에서도 매년 개학 첫날이 되면 교실에 안 들어가겠다고 울면서 선생님과 어머니를 애먹이는 유치원생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의 불안과 초조감을 달래주는 엄마의 비밀에 대해 오드리 펜이 쓴 이 책은 매년 개학을 전후해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녀는 사랑받기 원하는 온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체스터는 귀여운 너구리다. 야행성 동물인지라 동그란 보름달이 뜬 달밤에 학교를 가야 하는데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눈물을 그렁그렁 흘리고 있다. 엄마는 체스터를 달래려 “학교에 가면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재미있는 책도 많이 읽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또 엄마가 체스터만 한 나이였을 때 ‘엄마의 엄마’가 알려준 비밀을 체스터에게 가르쳐 주겠다고 하는데….

책표지에는 보름달 앞에서 체스터의 손을 넓게 펴서 그 한가운데 꼬옥 뽀뽀를 해주는 엄마 너구리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개학을 앞두고 어린 자녀에게 꼭 한 번 읽어줄 만한 책이다.

유아원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자녀들이 아침에 학교를 가서 오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매년 이맘 때는 집을 떠나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체스터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의 작별을 고한다. 체스터와는 달리 학교에 갔다가 한참 있어야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었던 체스터와는 달리 대학 신입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있을 수 있으나 울진 않는다. 고등학교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희망에 넘쳐 있다. 오히려 자녀를 대학에 떨어뜨려놓고 돌아오는 부모의 심정이 체스터처럼 초조하고 불안하다고나 할까.

울새(Robin)는 알에서 부화한 지 13일이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고 한다. 토끼는 7~8주가 지나면 부모를 떠나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팬더곰은 두세 살이 되면 부모를 떠난다고 한다. 사람은 어떤가? 태어나서 한 살을 채우도록 모유나 우유를 먹고, 세 살까지는 집에서 어머니나 베이비시터의 보살핌을 받으며, 세 살부터 프리스쿨에서 또래들과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네 살부터는 너서리 스쿨, 다섯 살부터는 유치원, 여섯 살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 동안 초등·중등·고등학교 의무교육을 받는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대학을 가기 위해 집이라는 둥지를 떠날 때까지 장장 18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는 셈이다.

대학 입학철을 맞이하여 18년 동안 둥지에서 고이 키운 새끼를 대학이라는 새로운 자연환경에 풀어놓고 ‘빈둥지 신드롬(Empty nest syndrome)’을 느끼는 부모들, 특히 어머니들이 많은 줄 안다. 그동안 정성껏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던 대상이 없어졌으니 편할 법도 하건만, 자녀가 없는 빈 방에 들어가 남겨진 옷가지나 책만 보아도 눈물이 핑 도는 그런 느낌. 가슴 속 한구석이 텅 비었거나 찌릿찌릿한 느낌….

그런 부모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체스터와 같이 엄마 품을 떠나기 힘들었던 우리 자녀들은 멋지게 자라서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꼭 필요한 과정인 대학을 갔다고. 이제는 우리 자녀가 그곳에서 학업과 봉사활동, 교우관계,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잘해나갈 수 있도록 멀리서나마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어야 하겠다고. 그러려면 자녀와 대화의 끈을 잘 잡고 있으라고. 요즘은 전화보다 텍스트 메시지나 e-메일로 꼭 필요한 메시지를 주고받고, 일주일에 한두 번쯤 시간을 정해 인터넷 전화(Skype나 Oovoo 등)로 자녀와 화상채팅하면 보고픔을 많이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자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10월 중에는 대학에서 열리는 학부모 방문행사에 찾아가면 되는 일. 또 11월 추수감사절 주말과 12월 말에서 1월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휴일 겸 방학, 그리고 4월의 부활절 때는 자녀들이 찾아올 테니까. 이어지는 5월 여름방학이 돌아오면 그때 우리 자녀는 더욱 성장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옛둥지를 찾아올 것이니까.

이제 방학 동안 어머니의 손맛이 우러나는 우리 고유의 한국음식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자.

자녀를 대학에 보낸 다른 부모들과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기분이 훨씬 나아질 거라는 것도 염두에 두자. 자녀들이 모두 대학으로 떠나 빈둥지를 절실히 느끼는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평소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 공부 또는 직업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그동안 자녀를 키우느라 잊어버렸던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개학을 맞아 자녀가 다시 대학으로 떠날 때 부모들은 체스터 엄마의 비밀을 자녀들에게 전해주며 꿋꿋이 빈둥지를 지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외로울 때나 힘들 때면 언제나 너를 믿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송온경(도서미디어교사, 데이비슨 초등학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