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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코러스 축제 돌연 취소 왜? 예산 부족에 '리더십 부재'도 도마위에

각계 단체들 지원 크게 줄어 '발목' 잡아
작년 축제 준비위원들도 상당수 이탈해
'인맥관리' 제대로 못한 김회장 비난도

워싱턴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코러스 축제가 올해 돌연 취소된데 대해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코러스 축제는 지난 2003년 김영근 전 회장 시절 처음 막을 올린 후 작년까지 7번의 축제를 성공리에 마쳤다. 특히 작년에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10만명에 달하는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등 주류사회속 대표적인 한인 출제로 자리매김했다.

코러스 축제는 그간 편향된 대중 문화, 먹고 마시는 향락 문화, 예산 낭비라는 각종 지적에도 불구하고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위상을 알리고 추석 명절을 즈음해 고국의 향수를 떠올리며 동포사회가 구심점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긍정적인 면이 부각돼 왔다.

▷풀리지 않는 예산 문제

해마다 예산 문제는 번번이 규모 있는 행사를 치르려는 주최 측의 발목을 잡아왔다.

김영천 한인연합회장에 따르면 올해 축제를 개최하려면 적어도 15만달러 가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2만달러에 달하던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은 작년부터 절반인 1만달러로 줄었다.

또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부스 신청도 1일 현재 35개중 24건에 그쳤다. 적어도 5만2000달러의 수입이 목표였지만 구멍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미대사관 한국문화원(Korus House)의 예산 3만5000달러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공연팀을 초청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감당하기는커녕, 통상 항공좌석으로 비즈니스석 이상과 숙박용 호텔로 스위트룸을 얻어줘야 하는 등 부대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여기에 행사장 대여료 역시 예년 5000달러에서 올해는 디파짓(deposit)까지 포함돼 총 1만달러로 부담이 늘었다. 행사를 치르기에는 계약료도 벅찬 상황에 직면하고 만 것이다.

▷리더십 부재 도마 위

하지만 예산 문제는 늘 있어 왔다는 시각이다. 수년전부터 미국사회 전반을 덮친 유례없는 불황에 한인 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마다 축제는 발전을 거듭했고 불경기가 정점에 달하던 작년의 경우 오히려 호응이 더 높았었다.

우선 단체의 핵심은 조직력이지만 워싱턴한인연합회는 김영천 회장 초기에 참여했던 임원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가 드물다. 물론 축제와 관련해서도 작년 준비 위원들이 상당수 이탈해 올해 영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예산 끌어오기’도 회장의 능력이라는 지적이다. ‘한인사회에 손을 벌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회장으로서 평소 끈끈한 인맥관리로 단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왔다면 주변에서 애써 외면만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간 워싱턴한인연합회는 “막상 하는 일이 뭐냐”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코러스 축제만큼은 한인연합회의 대표적인 행사였다. 하지만 이번 축제 개최 무산으로 워싱턴한인연합회의 입지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김영천 회장은 완전히 자리 잡은 행사조차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파행을 초래했다는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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