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레이디 가가'가 뜬 이유
데이비드 강/USC 한국학연구소장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레이디 가가'가 나올 수 있을까?
이는 자극적이고 주류를 거슬러 가는 이들을 수용한다는 뜻의 쿨(cool)의 문화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950년대에 시작된 '쿨'은 주류와 비주류의 의식적인 구분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주류를 드러내는 데 그 의미를 두었다.
시작은 흑인 재즈음악에서 였고 음악인들은 백인 취향이나 감각의 주류 음악을 의식적으로 거부했다.하지만 마일스 데이비스와 같은 아티스트들은 자랑스럽게 다른 길을 선택했고 결국 그들의 음악을 주류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존 사회는 창의적이고 일반 통념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 문화는 그들을 높이 평가하고 인정한다. 마일스 데이비스 토킹 헤즈나 레이디 가가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그런 토양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문화는 대개 주류를 좋아한다. '쿨'하다는 개념 또한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하다. 한국에선 한 번 유명해지면 그들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TV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광고도 하며 신문에도 나온다. 그리고 그만큼 빨리 다음 스타에게 관심이 옮겨가면서 그 새로운 스타는 또다시 대중 매체에 지나칠 정도로 노출된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 음악은 록이나 랩 힙합 등 서양 음악의 영향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 10년간의 중요한 변화 중에는 멤버 수가 늘어난 걸그룹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 중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멤버가 많은 그룹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정말 레이디 가가가 없는 것인가?
싱어송라이터로 구성된 '2NE1'과 같은 그룹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도 한국 문화에서 극히 드문 경우다. 그러나 비록 2NE1이 순수한 싱어송라이터들이라 해도 그들의 춤이나 스타일 무대 매너와 의상은 한국의 다른 걸그룹이나 여성 가수와 다를 바 없다.
색다른 싱어송라이터이자 연주자로 알려진 레이디 가가도 이미 기존에 나와 있는 문화 상품과 같은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비욘세와 함께 출연했던 레이디 가가의 유명한 뮤직 비디오 '텔레폰'이 그 예다. 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예술적인' 뮤직비디오에는 행위예술적인 부분도 있고 또 영화 '킬 빌'에 나왔던 트럭을 쓰기도 했지만 음악이나 주제 춤 의상 등은 현재 나와 있는 다른 주류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웃사이더였던 레이디 가가나 토킹 헤즈는 메시지의 중요성 때문에 주류가 된 것일까? 아니면 '쿨 아웃사이더'는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인가?
또 레이디 가가와 같은 이들을 미국의 팬들과 주류 문화 및 음악계가 이 세상 다른 어느 곳보다 그들을 잘 수용해서 그들이 주류 문화가 됐다고 쳐보자. 그렇다면 언제부터 비주류가 더이상 비주류가 아닌 주류가 되는 것일까?
미국만이 아웃사이더가 성공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을 갖지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순 없다. 또 최근의 한국 문화를 못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사회적 환경과 대중문화를 비교해보는 건 아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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