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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의 가지런한 이가 수박의 연한 속살을 파고들었네
마치 내 뺨의 한 부분이 그대의 이에 물린듯하여
나는 잠시 눈을 감았네

밤은 얼마나 무르익어야 향기를 뿜어내는 것일까
어둠 속에서 잎사귀들 살랑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자코 수박 씨앗을 발라내었네
입 속에서 수박의 살이 녹는 동안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길 잃은 바람 한 줄기 그대와 나 사이를 헤매다녔네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가 베어문 자리가 아프도록 너무 아름다워
나는 잠시 먼 하늘만 바라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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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1960∼ )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으로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죽은 자를 위한 기도’‘타오르는 책’‘새벽 세시의 사자 한 마리’가 있다. 부인은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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