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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하버드 20년 명강의…33만부 팔렸다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지난 5월말 출간 이후 33만부가 넘게 팔렸다.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인문서다. 제목은 '정의란 무엇인가'. 주제도 쉽지 않다.

아무리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를 정리한 책이라 할지라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 벤담 밀 롤스에 이르기까지 서양 정치철학의 흐름을 배경에 깔고 '정의란 무엇인가'를 탐색한 책인데 이 책에 독자들이 그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내다니. 한참동안 책표지를 들여다봤다. 솔직히 책을 집는데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부대원 4명은 아프간에서 탈레반 지도자를 찾는 비밀 정찰임무 중 염소를 모는 농민 2명과 열네살짜리 아이 1명을 만났다. 민간인이었지만 이들을 풀어주면 자신들의 소재가 탈레반에게 알려질 위험이 있었다. 논쟁 끝에 염소치기들을 풀어줬다. 1시간 30분후 미군들은 탈레반에 포위됐고 총격전 끝에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던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고 이들을 구출하려던 헬기까지 격추돼 미군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염소치기를 살려준 결정은 올바른 것이었는가?

저자인 샌델 교수는 독자들을 다양한 의견들이 부딪치는 일상 속으로 밀어 넣는다. 금융위기의 '주범'들이 거액의 상여금을 받는 것은 정당한가? 여럿이 살자고 한 사람을 희생시킨 일은 처벌돼야 하느냐?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플로리다에서 전력부족으로 냉장고나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평소 2달러에 팔던 얼음주머니를 10달러에 팔고 지붕을 덮친 나무 두 그루를 치우는데 무려 2만3000달러나 요구하는 업자들을 가격폭리처벌법으로 처벌해야하나?



사례는 주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도덕적 딜레마에 관한 것들이고 그 사례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한 과거 대표적 이론들에 바탕하고 있다. 괜한 걱정이었다. 책 제목에 주눅들 필요는 없었는데…. 참여형 강의를 옮겨 놓은 것이라서 그런지 설명도 쉽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정의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을 주는건 아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하버드대의 공부벌레들'이 그랬던가. 문제를 던졌고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답도 논의했고 결론은 하버드생들이 고민했다.

신복례 기자 bor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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