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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들릴라, 삼손을 호린 팜프파탈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파멸로 이끄는' '치명적인'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파탈(여성형 fatale)과 '여성'을 의미하는 팜므(femme)의 합성어이다. 그래서 팜므 파탈은 주로 남성을 파멸적인 상황으로 이끄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뇌쇄적인 미모와 현란한 춤으로 유럽의 군부 정계 재계의 고위층 남자들을 녹여 그들로부터 고급 정보를 빼내 독일에 넘긴 죄목으로 총살당한 비운의 여인이 있었다. '여명의 눈동자'를 뜻하는 마타하리(본명은 마가레타 G. 젤러)란 이름의 여인이었다. 이런 사연으로 '마타하리'는 팜므 파탈과 여자 스파이의 대명사로 사용된다. 구약성서에도 한 남자의 운명을 파멸로 이끈 팜므 파탈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들릴라이다.

들릴라로부터 치명적인 유혹을 받은 이는 구약의 헤르쿨레스(Hercules)라 할 수 있는 삼손이다. 삼손이 워낙 힘이 장사여서 블레셋 민족은 번번이 당해야만 했다. 블레셋 민족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삼손을 제거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한다. 마침 삼손이 기생 들릴라와 함께 있다는 소식을 접한 블레셋인들은 은 천백으로 그녀를 매수하여 삼손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근원을 알아내도록 한다. 들릴라는 세 번에 걸쳐 삼손의 힘의 근원과 관련된 비밀을 캐내려 하였지만 삼손의 거짓말로 수포로 돌아가 버린다. 그때마다 삼손을 해하려 시도했던 블레셋인들만 당할 뿐이었다. 그러나 들릴라의 치명적인 유혹의 손길은 멈추지 않은 채 점점 삼손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 그의 목을 옥죄어 오고 있었다. 결국 삼손은 발설해서는 결코 안 되는 자신의 힘의 근원을 들릴라에게 홀려 귀띔해 주게 된다. 삼손이 잠든 사이 그의 힘의 원천인 머리카락이 들릴라에 의해 잘리는 순간 하나님의 신은 그를 떠났고 그의 운명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삼손은 블레셋인들에 의해 눈알이 뽑힌 채 놋줄로 매여 옥중에서 큰 맷돌을 돌리는 형벌을 받게 된다. 들릴라의 유혹이 얼마나 치명적이었으면 세 번의 위기상황을 맞이했음에도 깨우치지 못한 채 삼손은 그녀의 치명적인 덫에 걸려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되었을까. 누가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라 했던가? 삼손 같은 장사도 하나님과의 약속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 팜므 파탈의 유혹이라 한다면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남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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