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찬반시위 '무사고 종료'…모스크 건립 둘러싼 갈등은 재발 가능성 커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추진되고 있는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립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주말인 22일 열띤 찬반시위가 벌어졌으나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반대세력은 이슬람을 피와 연계시키는 그림이 들어있는 표지판과 성조기를 흔들었으며 찬성세력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두려움에 '노'라고 말하라"며 역시 성조기를 흔들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모스크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지점에서 가까운 곳에서 진행된 이날 찬반시위는 서로를 야유하는 장면도 연출했으나 경찰이 서로를 떼어놓아 직접적 충돌은 없었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배관공(40)은 "모스크 건립 추진 세력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파괴한 테러분자들과 같은 사람들"이라며 심한 불신감을 표시했다.
9.11 테러 당시 친구가 희생됐다는 시위자는 "모스크 추진세력에게 건립 권리가 있으나 위치를 그라운드 제로에서 조금 더 떨어진 옮기면 더 많은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찬성시위에 합류한 의사(39)는 "9년전 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에는 수십명의 무슬림도 있었다"며 모스크 건립 반대는 "비 미국적"이라 단언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자녀들에게 미국에서 종교 활동이 자유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테러 당시 아들을 잃었다는 여성은 아들 사진을 손에 든채 "이곳은 내 아들이 묻혀있는 성지"라며 "모스크 건립은 내 가슴에 칼을 들이대는 것으로 만약 건설된다면 폭파하겠다"고 극언했다.
한편 모스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성직자 페이살 압둘 라우프는 "찬반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라며 "이것은 이슬람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국무부 주선으로 2주일 일정으로 중동을 순방중인 라우프는 바레인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가진 모임에서 "현재와 같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성공"이라고 진단했다.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코르도바 이니셔티브'란 이름으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1억달러의 예산으로 YMCA와 유대인 센터와 성격이 유사한 13층 빌딩을 건설하는 것이다.
건물에는 모스크 외에 수영장 체육관 강당 등 부대시설을 갖추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슬림들은 이미 작년부터 새 건물 건립을 추진하는 곳에서 기도회 등 종교활동을 해왔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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