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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요통

조성희

업고지고(業苦至苦) 간다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면서 잘라낸 시간의 단면들로

내일을 잠재워 노을을 불사르고 순간을 꺾는 것은



아무래도 하루를 산다는 것에 도전하는

황홀한 오후 그 단 한 번만의 춤사윌 게다

까마중 같이 영글어 빛나는 어둠이 무릎까지 차오르면

삐걱거리는 밤의 고요는 나부끼도록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팍에 모닥불을 지피며 광야보다 더 무서운 그리움

거기 나를 누인다

청맹과니 된 내 네 번째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의 디스크

캄캄한 가죽 부대 안에서 마디마디 관계에 부딪치는

살갗을 태우고 뼈를 깎는 불모의 현장 찬란한

아픔의 뻘밭에 바다가 되고 벼랑이 되어 소리치는

생령(生靈)이

거기 누워서 별을 보네 고개 꺾는 내재율(內在律)

하늘은 항상 거기 있었고

수많은 일몰들은 숨이 차올라 아득히

나를 불러 세우며 간다

<약력>
▷ ‘시문학’ 등단
▷제7회 재미시인상 수상
▷재미시인협회 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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