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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칸, 베니스 거쳐 뉴욕으로 온다

홍상수 감독 '옥희의 영화'·이창동 감독 '시'초대
9월 24일~10월 10일 링컨센터서 뉴욕영화제 개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의 영화’와 이창동 감독의 ‘시’가 2010 뉴욕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에 초대됐다. 올해로 48회를 맞는 뉴욕영화제는 9월 24일부터 10월 10일까지 링컨센터의 앨리스털리홀과 월터리드시어터에서 열린다.

1963년 시작된 뉴욕영화제는 유럽의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와는 달리 수상자/작을 선정하지 않는 비경쟁영화제이지만, 북미 지역에선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로 통한다.

뉴욕의 가을, 17일간 계속될 올해 세계의 대표 영화들을 지상으로 본다.

◇홍상수와 이창동=뉴욕영화제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한국 감독이 바로 홍상수다. 홍 감독의 영화는 2002년 ‘생활의 발견’부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04), ‘극장전’(05),‘해변의 여인’(06), ‘밤과 낮’(08)까지 한국 감독으로는 최다 기록인 다섯차례 상영됐다.

남녀의 관계를 밀도있게 탐구해온 홍 감독의 여섯번째 초대작인 ‘옥희의 영화(Oki`s Movie)’는 영화과 학생 옥희가 아차산을 배경으로 사귀었던 동기생과 교수와의 사랑을 영화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문성근이 교수로 출연하며, 스탭 4명만으로 촬영해 화제가 된 작품.

9월 1일부터 열리는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폐막작으로 초청됐으며, 9월 16일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중앙대 영화과 재학 중 도미, 캘리포니아예술대학교를 거쳐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TV 독서프로그램의 PD를 거쳐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했다.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선 근작 ‘하하하’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07년 전도연 주연의 ‘밀양’으로 뉴욕영화제에 데뷔했던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Poetry)’가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에 이어 뉴욕영화제로 온다.

소설가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지낸 이 감독은 윤정희씨의 컴백작이다. 영화는 이혼한 딸이 맡긴 중학생 손자와 간병인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여인 미자가 뒤늦게 시에 눈을 뜨지만, 동네에서 투신자살한 여학생 성폭행 사건에 손자가 가담한 것을 알게되면 겪는 시련을 그렸다.

이창동 감독은 83년 소설 ‘전리(戰利)’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한 후 국어교사 생활을 접고, 93년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와 조감독을 맡으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97년 ‘초록 물고기’로 데뷔, ‘박하사탕’‘오아시스’‘밀양’ 등 캐릭터가 중심의 영화를 연출했다.

뉴욕영화제는 1988년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이래 홍상수·임권택·김기덕·이창동·봉준호 감독 등의 영화를 소개해왔다.

◇하이라이트=올 개막작은 페이스북 창립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셜 네트워크’다. 원작은 벤 메즈리치의 ‘우연한 억만장자들: 페이스북 창립, 섹스, 돈, 천재 그리고 배신의 이야기’며, ‘에일리언 3’‘파이트클럽’의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했다. 뉴욕영화제에서 세계 초연되는 이 영화엔 가수 저스틴 팀벌레이크가 출연하는 것도 주목거리다.

폐막작은 말년에 배우보다 감독으로 빛을 더 발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차후에(Hereafter)’. 노동자 미국인, 프랑스 출신 기자, 런던의 한 소년이 죽음을 둘러싸고 겪는 경험을 담은 ‘식스센스’ 풍의 스릴러로 맷 데이먼이 심령술사로 등장하고 있다.

뮤지컬 ‘라이온킹’과 오페라 ‘마술피리’의 연출자 줄리 테이무어가 도전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극 ‘태풍(Tempest)’이 올 영화제 센터피스다. 주인공 마술을 부리는 영주가 프로스페로가 여성 캐릭터 프로스페라로 바뀌어 연기파 헬렌 미렌이 맡았다.

이외에도 올 102세가 된 포르투갈 노장 마누엘 드 올리비에라의 신작 ‘안젤리카의 이상한 경우’ 칠레 출신 거장 라울 루이즈가 포르투갈에서 촬영한 ‘리스본의 미스테리’, 프랑스 누벨바그의 살아있는 전설 장 뤽 고다르가 스위스에서 찍은 ‘사회주의 영화(Film Socialisme)’도 초대됐다.

그런가하면, 영화비평가 출신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싸야의 신작 ‘카를로스’, ‘비밀과 거짓말’의 마이크 리 감독이 연출한 ‘또 다른 해(Another Year)’도 상영된다.

한편, 10여년간 극영화를 떠났던 이란 출신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귀환작 ‘등기 복사본(Certified Copy)’으로 돌아온다. 골동품 거래상으로 출연한 줄리엣 비노슈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1972년 뉴욕을 방문한 후 예술가로서 다시 태어난 존 레논의 뉴욕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레논뉴욕(LennonNYC)’도 주목할만 하다.

◇특별 프로그램=올 뉴욕영화제에선 일본의 마사히로 시노다(1931∼) 감독 회고전 ‘우아한 엘레지 걸작선: 마사히로 시노다의 영화들’을 마련했다.

오시마 나기사, 요시다 요시시게와 함께 일본 ‘누벨바그’를 주도한 시노다 감독은 염세주의적인 세계관을 담은 ‘동반자살’‘마른 꽃’ 등 12편이 상영된다. 이 회고전은 일본과 뉴욕의 친선관계 150주년을 기념한 축제이기도 하다. 걸작선 제 2탄으로는 멕시코 감독 페르난도 드 푸엔테의 ‘멕시코 혁명(1910-18) 3부작’ 상영회도 마련됐다.

영화 토론의 장도 열린다. ‘택시드라이버’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와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의 비평가 켄트 존스가 ‘에덴의 동쪽’을 연출했던 엘리아 카잔 감독에 대해 토론한 후 카잔의 63년 작 ‘아메리카, 아메리카’를 상영한다.
비평가로 아시아영화와 실험영화를 프랑스에 소개하다가 메거폰을 잡은 올리비에 아사야 감독은 리처드 페냐 뉴욕영화제 디렉터와 자신에게 영향을 준 영화에 대해 고백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상영 일정은 추후 공개되며, 일반 티켓은 9월 12일부터 판매된다. www.FilmLinc.com/NYFF, 212-875-5601.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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