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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말은 마음의 거울…조심 또 조심

임성호 분도 신부/성 정하상 바오로 한인 성당

'말은 해야 맛이고 술잔은 기울려야 맛이고 사랑하는 임은 품어야 제격이다'라는 얘기가 있다. 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꼭 있어야 할 다리와 같다. 사람들의 의사 전달은 주로 말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한편으로 매우 다양한 의사 전달 방식을 직면한다면 직면 그 자체로 큰 어려움과 혼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 익숙한 사람들끼리 모여 세상사 모든 일을 함께 고민하고 격려하며 사는가 보다. 어쩌면 식구들이 함께 나누는 정겨운 대화는 가장 소중하고 건강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만남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경계를 하거나 일정한 거리를 두기도 한다. 솔직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부부는 50년 함께 살아도 아직도 서로에 대해서 모르겠다고 하니 세상 안에서 서로 함께 살지만 어쩌면 마치 홀로 살아가는 듯하다.

오늘 주제는 말을 하는 것에 관한 것인데 우리의 시야를 살짝 내적으로나 혹은 외적으로 조금 더 확장을 해 보면 참 재미난 사실들이 많다.

밤하늘을 보면 반짝 반짝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어떤 이는 저 별은 나의 별이니 너의 별이니 하면서 서로의 권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다른 이는 별을 보면서 저 별은 언제 태어났지? 어떤 우주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지? 하며 그 탄생 자체를 궁금해 한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무슨 무슨 별자리에 태어나셨습니다! 하며 인생의 여러 문제들을 별자리를 통해 알아듣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우리는 저 동방에서 메시아의 별을 보고 따라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박사들도 있다.



우리는 내적으로 다양한 말과 소리를 듣는다. 아직 어릴 적이면 성탄절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한 아름 줄 것을 기대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청소년 시절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거야 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말과 소리를 듣는다. 부모들은 '사랑한다!'라는 말을 남편에게 꼭 듣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녀들이 잘 되고 건강하고 하는 일들이 술술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의 소리도 자주 들린다.

영성 생활을 하는 이들은 내면의 소리 곧 침묵의 소리를 듣기를 간절히 원하며 깊은 말없는 말씀의 세계를 탐험하기도 한다. 그 깊은 내면의 얘기가 너무 좋아 세상 그 어떤 즐거움과 바꿀 수 없는 최상의 행복이라 말하기도 한다.

한편 내면의 소리와 의사소통 방식은 일상적인 언어의 세계와 다른 것 같다. 심리학자들은 내면의 소리와 말들은 '꿈'을 통해서 드러난다고들 한다. '꿈'은 상징적인 체계를 사용하니 사람마다 알아듣기 힘이 드니 수많은 해몽서들이 판을 친다.

그러나 영성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우리가 각자의 내면의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더 통합된 사람으로 또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 수 있다.

내면의 말과 소리는 너무나 다양하여 알아듣고 배우고 하는 것이 새로운 말을 배우는 것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예수님은 새로운 내면의 소리를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으로 선포하고 또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비유로서 혹은 직접적인 행동과 가르침으로 사람들이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살도록 하셨다

듣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귀와 입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마음을 열어야 입도 순해지고 귀도 순해져 잘 들리고 잘 말할 수 있다. 말은 마음의 거울처럼 모든 것을 밝혀 비쳐주니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말을 할 때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사는 지혜로운 나날이 되셨으면…. 처음 살아보는 오늘 행복하고 소중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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