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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키워야 할 '코리아타운 브랜드'

양승현/코디네이터

어찌 보면 '코리아타운'은 지금껏 호적 없는 무적자였다. 미국 내 대표적인 한인 커뮤니티가 실제론 정부로부터는 대접받지 못했던 '행정 사생아'나 다름없었다.

그런 코리아타운이 조만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웨스턴-올림픽-버몬트-3가를 경계선으로 한 사각지역이 우리의 코리아타운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게 되면 LA시가 제작하는 지도 등 각종 지역 표시물에 '코리아타운'이 정식으로 표기된다.

물론 코리아타운 구역 확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18개월이란 산고가 말해주듯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의 마찰 등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런 와중에 몸집이 작아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러나 출생 자체는 분명 한인 커뮤니티의 경사이다. 다문화 수용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는 LA 시정부 및 시의원들도 이번 구역안 확정과정에서 타 커뮤니티의 요구를 받아드린 한인 커뮤니티의 '통 큰' 양보를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비록 지금까지 구역을 확정하는 일에는 소수의 뜻있는 인사들만 노력했지만 코리아타운을 키우는 일에는 한인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왜냐하면 코리아타운은 남가주 한인들이 함께 보듬어야 할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우선 구역확정으로 브랜드를 키울 토양은 보다 기름지게 다져질 수 있다. 연방 정부 주정부 등 각급 정부에서 '코리아타운 자금'을 유치하기가 더 쉬워졌다. 올림픽길에 최근 조성된 새미 리 광장을 도심 휴식처로 보다 근사하게 꾸미는 등 코리아타운을 개발할 다양한 펀드를 정부로부터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코리아타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모색할 필요가 있다.

코리아타운을 차이나타운이나 리틀도쿄보다 더 독특한 지역으로 만드는 것도 그중 하나다. 동쪽으로는 주거용 공간으로 거듭 변신하는 다운타운과 맞닿고 서쪽으로는 그로브물을 중심으로 한 고급 쇼핑단지와 영화.연예계 중심지인 할리우드 지역과 연결되는 '한국식 엔터테이먼트 허브'로 조성될 수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코리아타운을 '한국식으로 먹고 즐기고 쇼핑하고 한국 전통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이색 공간'이라고 여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뿐 아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매장은 청결하고 서비스가 최고란 말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또 상품도 믿을 수 있고 서비스도 좋고 한인들은 친절하다는 인식도 뿌리내려야 한다.

이처럼 코리아타운의 브랜드 가치는 한인들이 함께 키워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가 커지게 되면 한인들이 유무형 자산 가치도 커지게 된다.

이를 위해선 커뮤니티 차원에서 발전 방향을 정하고 각급 정부와 한국 기관들과의 교섭 등도 수행할 주체도 필요하다. 사심없는 인사들이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방안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1월 한국 정부는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고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국가브랜드 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기관의 모토는 이렇다. "당신의 대한민국 세계인에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빠르면 LA시의회 본회의를 거쳐 9월부터 코리아타운은 정식으로 행정구역으로 표시된다. 10년 뒤 한인 모두의 자랑은 이래야 한다.

"코리아타운 세계인에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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