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포어 리베로 ② 미드라이커 ③ 생각의 속도…조광래 토털사커 발진
11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서 첫 선
박지성이 미드라이커…때론 미드필더 때론 스트라이커
몸보다 빠른 판단력 강조…붙 잡기 전 다음 동작까지 생각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치렀다. 대표팀 지휘봉을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넘겨받은 조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조광래식 토털사커'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조광래식 토털사커는 3-4-2-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그의 축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포어 리베로(Fore Libero) 미드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생각의 속도'라는 세 가지 낯선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포어 리베로= 지나치게 수비적인 스리백의 약점을 보완한 변칙 전술이다. 수비시에는 일반적인 스리백처럼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일(ㅡ)자로 포진하지만 공격시에는 3명 중 가운데 수비수가 미드필드까지 전진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럴 경우 2-5-2-1 포메이션이 되기 때문에 미드필드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포어 리베로는 수비 능력은 물론 뛰어난 패싱력까지 갖춰야 한다. 당초 조 감독은 황재원(수원)을 포어 리베로의 적임자로 꼽았다. 하지만 황재원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조용형(알라이안)이 나이지리아전에서 이 역할을 맡게 됐다.
포어 리베로의 창시자는 독일 축구의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65)다. 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4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3위에 올랐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의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1.뉴욕)가 포어 리베로로 활약하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미드라이커=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합친 축구계의 신조어로 공격 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드필더를 말한다.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에서 경기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역할을 오가는데 조 감독의 3-4-2-1 포메이션에서는 '2'에 위치하는 선수들이 미드라이커 임무를 맡게 된다. 조 감독은 주장 박지성(29.맨유)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좋은 기술을 보유했다. 공간 이해력도 높다"며 미드라이커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최전방 원톱(박주영)이 측면으로 빠지면 그 공간으로 침투해야 하고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 역할도 해야 하는 만큼 박지성만 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이청용도 미드라이커 후보다. 미드라이커의 대표적인 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프랭크 램퍼드(32.첼시)다. 램퍼드는 2003~200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36경기에서 무려 22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5위에 올라 각 팀 스트라이커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생각의 속도= 조 감독은 스피드를 현대 축구의 최고 덕목으로 꼽는다. 그는 "현대 축구는 스피드와의 싸움이다. 빠른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몸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상대 압박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훈련 중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도 '생각의 속도'다. 그는 볼을 잡은 선수가 우물쭈물하면 득달같이 달려가 "뭐 할 건데?"라며 핀잔을 준다. 볼을 잡기 전에 다음 동작까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뜻이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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