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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제 갈길 묵묵히 가며 도전해야

임성도 신부/성 정하상 바오로 한인성당

알래스카 타키트나 마을의 조용한 숲 속에서 젊은 두 청년을 만났다.

그들은 고상돈(30)이일교(24)이다. 대한민국 청년 고상돈은 한국인 최초로 1977년 9월 15일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다.

그는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위해 동료 이일교와 더불어 해발 6194 미터의 맥킨리봉 원정을 떠난다.

그리고 두 사람은 1979년 5월 29일 등정 후 하산 도중 1000 미터 아래로 추락한다.



77 K.E.E.(Korea Everest Expedition.대한민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2002년 우연히 발견된 77 K.E.E! 그들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뒤 북미에서 가장 높은 디날리 산맥의 최고봉 맥킨리봉을 오르며 가져왔던 깃발이다. 그들의 산 여정과 함께 했던 깃발이 뜻하지 않게 발견되었던 것처럼 또 그들을 기리는 추모비와 그들의 삶의 여졍을 전혀 모르던 사람이 그들을 만났다.

젊은 시절 산이 좋아 산 사나이란 별명을 좋아했지만 진짜 멋진 산 사나이들을 먼 이녁 하늘 아래에서 만나다니 너무나 감개무량하다.

먼저 간 동료들을 기리기 위해 히밀라야 정상 에베레스트에 '성경'과 '동료사진'을 묻으며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습니다!"라고 외친 고상돈 청년의 꿈과 동료애 그리고 도전! 젊은 한 때 제 갈 길을 가고 오를 길을 오른 가장 진솔한 발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으로 그들이 꿈꾸던 길을 삶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그들의 여정은 비록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분명 나에게 새로운 영감과 힘을 준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억지로 찾아가는 것 만이 새로운 도전은 아닐 것이다. 이미 누군가 그 길을 걸어가지만 가끔은 지쳐서 혹은 삶의 이런 저런 이유로 기운이 빠지고 혹은 걸어가는 길이 너무나 익숙하여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 우리들은 지칠 수 있다.

이런 우리에게 두 등반가의 삶은 우리에게 치유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야할 길이 있겠지만 산이 있어 산에 오르고 물이 있어 물을 건너고 해야 할 일이 있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가톨릭 사제로서 "오늘도 내일도 또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나의 길을 가야한다"(루카 1333)는 스승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해야 할 생각 말 행동 속에서 갈 길을 제대로 걸어갈 것을 다짐해 보고 맥킨리와 에베레스트의 산 사나이가 된 고상돈 청년처럼 새로운 도전을 꿈 꿔 본다.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모든 발걸음에 축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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