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반 이민법 제정 이후 관광객 '북적'
6월 호텔 수입액 1억5000만달러 육박
불체자 20년만에 5.5배 늘어난 50만명
"안전한 곳" 이미지로 비즈니스 창출↑
전세계 인종들이 모여 이룩한 미 합중국서 가장 강력한 불법이민자 단속법을 제정 '반 이민의 대명사'가 된 애리조나주.
〈표〉
불과 몇년전만 해도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불체자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자"고 주장했고 멕시코의 가장 큰 무역 대상자로 공생 관계를 유지하던 이곳이 갑자기 변한 이유는 뭘까.
우선 정치적으로 보수화 경향을 들수 있다. 현재 매케인.존 카일 상원의원을 포함한 애리조나 출신 공화당 의원들은 모조리 새 이민법(SB 1070)을 지지하며 불법 이민자에게 합법적 신분을 부여하는데 반대하기 시작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주지사일때만 해도 공화당 소속 주 의원 가운데 10여명의 중도파가 있었으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둘째 인구 구성에서 라틴계 주민이 급증해 기존 주민의 반감이 갑자기 커진 탓이다.
'퓨 히스패닉 센터'에 따르면 애리조나 인구의 8%가 불법 이민자로 추산되며 이들은 거의 모두 멕시코에서 넘어왔다. 1990년 9만명 수준이던 불체자는 현재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연방 정부가 가주 국경 단속을 강화하며 이웃 애리조나의 사막과 산을 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게 됐다.
또 몇년전까지 건설 경기가 붐을 이루며 건설 일용직 수요가 늘어 자연스럽게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때문에 애리조나 토박이 주민은 라티노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고졸 취업자들이 점해온 패스트 푸드 일자리도 불체자들이 점령해가자 분노가 폭발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밖에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가 유입되며 애리조나 범죄율은 1990년말부터 꾸준히 증가 불법 이민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 됐다.
▶'안전한 곳' 인식으로 관광업 호조
이민법 개정으로 여론이 어수선한 가운데 숙박업은 의외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달간 관광 특수지 피닉스와 스캇츠데일의 숙박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두곳의 객실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모두 10.7%포인트 늘었다. 호텔 소득도 역시 11% 대폭 증가해 지난달에만 148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제위원회의 배리 브룸 사무총장은 "이민법 시위로 인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주는 새로운 사업 구상에 제격"이라며 "가주의 투자를 받아 2000~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상공회의소의 개릭 테일러는 "소위 말하는 반 이민법과 불체자 단속 강화 법령으로 일반인들은 오히려 '애리조나는 안전한 지역'이란 인식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호텔.숙박협회에 따르면 호텔 예약은 2009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회의.컨벤션 예약은 '폭발적 증가세'를 보여 사전예약이 필수적이다.
이에 힘을 얻은 피닉스 의회와 상공회의소는 최근 "애리조나 보이콧 중단"이란 대항 웹사이트를 만들기까지 했다.
이에따라 이민법 관련 보이콧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에도 애리조나 비즈니스.숙박업 호황이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원은 스페인어로 '작은 샘'
가주의 동쪽에 붙어있지만 인식은 멀고도 먼 애리조나. 스페인어로 '작은 샘'이라는 뜻을 지닌 애리조나는 남쪽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며 북쪽으로는 유타 북동쪽으로 콜로라도 동쪽으로 뉴멕시코주에 접하고 있다. 원래 인디언 부족이 살고 있었지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 정복자에 이어 미국인도 합세 각지에 식민지가 형성됐다.
1598년 스페인 영토가 됐으며 미국은 멕시코와의 전쟁(1846~1848) 이후 북부.중부 지역을 멕시코로부터 1000만달러 헐값에 사들여 1912년 48번째주로 복속시켰다.
화창한 날씨와 싼 물가로 '은퇴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애리조나는 또 스포츠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프로풋볼(NFL) 카디널스는 지난해 수퍼보울 결승에서 하인스 워드가 속한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분패해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메이저리그 다이아몬드백스는 9년전 최고명문 뉴욕 양키스를 4승3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프로농구(NBA)의 피닉스 선스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입하며 많은 농구팬을 확보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스테이트 규모에 비해 인구가 적은 탓에 프로팀 이름에 도시명 대신 주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주영 기자 sonojun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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