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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재물 멀리하고 하느님 섬겨야

신홍식 신부/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수년 전에 성당을 짓게 될 일이 있었다. 너무 막연한 일이었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였다.

여러 가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건축비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여러 성당으로 다니면서 강론을 통하여 신자들의 도움을 청하였고 물건을 팔면서 건축비를 모았다.

그리고 아는 신자들에게 개인적으로 도움을 청하기도 하였다. 성전건축을 계획하던 저에게 이미 성전을 지어본 경험이 있던 동료 사제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모금을 하다보면 누가 내 편이고 누가 반대편인지를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말뜻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지만 모금을 하고 성당을 지으면서 그 말뜻을 차츰차츰 알게 되었다. 평소에 그렇게 자주 만나자고 하고 저녁식사와 술자리를 가졌던 신자들에게서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였다.

반면에 평소에 잘 모르던 신자들로부터는 기대 이상의 도움을 받았다. 내가 어렵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사람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남의 속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재물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다.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를 말할 수는 없지만 재물이 없어서 괴로워하고 이를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으니 재물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성경은 재물이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말하면서도 재물이 영원한 생명의 길로 가는 구원의 길에서 크나큰 걸림돌임을 경고하고 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524)라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일찍이 경고하지 않았던가? 또한 부자청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재물이 영원한 생명의 길에서 얼마나 큰 걸림돌인지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복음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마음에 잘 새기지 않는다. 복음의 말씀과 세상의 가치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복음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마음이 부족한 것이다. 우리는 그만큼 세상에 팽배한 물질주의 물질이 사람보다 더 인정받는 사고에 젖어서 사는 것이다.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영원한 생명은 복음대로 살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이 복음화되고 복음화된 우리의 삶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 신앙인들을 바로 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야 하는 우리들이 세상의 가치관인 재물이라면 무엇이던지 할 수 있고 재물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계산을 하면서 살고 있다. 앞뒤를 재고 나에게 돌아올 이익이 무엇인지를 계산하면서 행동한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면 적어도 신앙생활을 하면서는 이러한 방법을 버려야 한다. 계산을 하면 믿고 맡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은 하느님께 의탁하고 맡기는 것이다. 우리가 넘어야 할 것은 결국 나의 머리 나의 계산 나로부터 나오는 그 모든 것들이다. 이것을 버리지 못할 때 우리는 하느님이 아니라 결국 나를 섬기고 재물을 섬기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뻔뻔하게 자랑하게 된다.

우리는 늘 살면서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루가 1216)를 기억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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