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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래는 없지만 난 아직도 현역"

뉴욕서 공연 가수 이광조

햇볕이 깔끔한 지난 29일 뉴욕 브라이언트파크.

가수 이광조는 반바지에 슬리퍼 책가방을 메고 파크에서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매년 여름 점심마다 한 시간씩 뮤지컬 샘플 공연을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인 브라이언트 파크'다. 이날은 라이온킹 넥스트 투 노멀 위키드 등 공연이 이어졌다.

"라이온킹에 그 허리 구부러진 주술사 있잖아요. 그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안 나와서 섭섭하네요."

말을 하면서 이광조의 목과 허리가 주술사처럼 같이 구부러진다.



이광조 8월 1일 뉴욕 대동연회장에서 있을 콘서트를 앞두고 그만의 연습을 하는 중이었다. 뮤지컬 보면서 거리를 걸으면서 그냥 그대로 뉴욕을 즐기면서 무대라는 백지에 그려놓을 레퍼토리 감정을 하나씩 쌓는 게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사랑을 잃어버린 나' '오늘 같은 밤' 등 친근한 멜로디를 들려줄 참이다. 그의 말대로 "발음은 안 좋지만" 팝송도 몇 개 부른다.

노래만 잘하고 싶다는 가수 이광조. 작사도 가끔 해 본 적이 있지만 노래만 잘하고 싶다. 무대에 서면 누구도 딴지 걸 수 없는 완벽함을 선보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이렇게 노래 전문론을 펼치는 그가 연예인이라면 거쳐가는 개그 토크쇼 출연을 가장 싫어하는 것은 당연지사.

"난 그런 쇼 프로 죽어도 안 나갑니다. 여기 오기 전에도 몇 프로그램에서 출연 제의 들어왔는데 거절했어요. 왜 가수가 노래는 안 하고 그런데 나가서 말하면서 까붑니까?"

그의 노래가 모두 친근하기는 하지만 최근 신곡이 없는 것도 사실. 부르고 싶은 새로운 노래가 눈에 안 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이 클래식인데요. 그런 느낌은 없을까요? 음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그런 노래요."

그는 현재 한국과 샌프란시스코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산다. 남들은 이광조가 샌프란시스코로 날라오자 '공부하러 간다드라 어쩐다더라' 말이 많았다. 그는 오히려 코웃음을 친다.

"내 나이가 58이에요. 무슨 이 나이에 공붑니까. 난 사는 연습하러 온거에요."

아니 그럼 사는 연습만 하면 언제 정말 살아보나?

"못 살죠. 우리는 그냥 연습만 하다가 죽는 거에요. 이런 상황인데 계획 한대로 안 된다고 슬프겠습니까? 또 된다고 기쁘겠습니까?"

사는 연습 중 하나는 사진찍기. 취미로 시작한 것이 벌써 수십 만장을 찍어놨다. 언젠가는 책으로도 출간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어느새 하늘이 컴컴해진다. 소나기가 한바탕 내릴 참인 마당에 그는 "저 이런 날씨 너무 좋아해요. 안개 끼고 컴컴하고 천둥도 좋아하고…"라면서 오히려 빗줄기를 반긴다.

와르륵 소나기가 내리기 전 얼른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파크를 배경으로 서서 뉴욕 구경 나온 어린이처럼 팔짱을 끼고 카메라를 쳐다본 채 웃는 이광조.

그는 풀었던 책가방을 메고 메트로폴리탄뮤지엄과 휘트니뮤지엄으로 향했다.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 있죠…"라고 중얼거리면서.



조진화 기자

jinhw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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