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인종 편견을 반성하며
김용덕/LA
그런데 그 흑인은 자기 차에 비상등을 켜더니 형광띠 보호복 조끼를 입고 내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양 옆의 오가는 차들을 모두 멈추게 하고는 길을 건너고 있는 한 보행자 곁으로 걸어갔다.
보행자는 몸이 불편한 백인 할아버지로 보행을 돕는 워커에 의지한 채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건널목을 채 3분의 1도 건너지 못했는데 벌써 신호등이 깜빡거리다 완전히 빨간불로 바뀌어 버린 상황이었다. 그 흑인은 백인 할아버지가 길 건너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내렸던 것이다.
잠시나마 나의 오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그들을 향해 박수를 쳤다. 정말 훌륭한 행동이라고 우리들 모두가 본받아야 할 행동이라고 진심어린 갈채를 보냈다. 바쁜 시간 중에도 솔선수범하여 그런 행동을 보인 그 흑인은 우리가 말하는 시민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이 났다. 한국인들은 자기도 모르게 인종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의식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백인-한국인-히스패닉-흑인 순으로 말이다.
잘못된 생각인줄 알면서도 쉬 고쳐지지 않는 것이 이런 인식이다. 일터에서 함께 일하는 라티노 직원들을 하인 대하듯 함부로 부르고 멸시하지는 않았는지 이번 기회에 진정으로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흑인 백인 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작은 별에 똑같은 DNA를 갖고 사는 똑 같은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대하는 진정한 지구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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