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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거울] 주께 하듯 하라

이성자 목사/인터내셔널 갈보리교회 담임

지난 3주간 저는 무척이나 바빴습니다. 16살 난 조카가 방학을 맞아 우리 집에 함께 거하게 된 것입니다. 단조롭던 저의 개인적인 삶에 아주 색다른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저는 바쁜 일정을 가지고 사는 목사이긴 하나 사생활은 지극히 단조로운 편이었습니다. 목사인 엄마를 이해하고 늘 도우려는 딸 하나와 살고 있었고 그나마 지난 4년간 그 아이는 주로 학교에 머물고 있었기에 거의 대부분의 집에서의 시간을 혼자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왕자님처럼 귀하게 자란 남자 아이가 돌연 저의 삶에 나타난 것입니다. 모든 일을 그저 남들이 해 주는 것에 익숙해 있기에 자기 물건을 정리한다던가 집안 일을 거든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있어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최고의 것이 아니면 먹지도 입지도 않으려는 시고 방식에 젖어서 살아온 아이였기에 입맛이 까다로왔습니다. 한번 먹은 음식은 절대로 그 후에 먹지 않으려 합니다. 냉장고에 음식이 가득해도 스스로 꺼내 먹는 것조차 이 아이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함께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스럽게 느껴지기조차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상하신 성령님께서는 매사에 저를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점차 이 기간이 제가 설교하던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로 주어진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조카를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밀린 빨래들을 하는데 무려 10번이나 세탁기를 돌려야 했으며 하루 종일 빨래를 접으며 시간을 보내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많은 시간동안 끊임없이 주님과 교제하며, 비록 손으로는 빨래를 접고 있지만 오직 주님께만 마음을 집중하여 기도하는 동안 저는 기도의 또 다른 차원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가운데 라이드를 주거나 식사 준비등으로 스트레스가 생기면, 성령님은 즉시 성경 말씀을 상기시키셨습니다. “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니라. 모든 일을 주께 하듯 마음을 다하여 하라” 그리하여 주님을 섬기듯 그 아이를 섬기기로 마음먹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저의 부탁을 이 아이가 경홀히 할 때도 있어 섭섭한 생각이 들게도 했지만, 성령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희생임을 가르치시며 제가 더 희생을 배워야 한다고 꾸짖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희생을 감수하고 이 아이를 돌보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 어느 새 이 아이가 내일이면 떠납니다. 감사한 사실은 그 동안 조카도 변했고 저도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점점 협조적이며 저를 도우고자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요!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사실은 드디어 예수님을 이 아이가 마음으로 영접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신앙 서적을 골몰하여 읽더니, 어제는 저에게 흥분하여 뛰어와서는 자기의 깨달음을 기뻐하며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미국 군인이 포로로 잡혀 있는데 미군 병사가 와서 그를 끌어내려고 그저 나만 따르라고 하는데 그 병사가 의심하며 따라가지 않는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행위이겠느냐 하며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사단의 포로 되어 있는 우리를 자유케 하시려고 무조건 자기를 따르라고 하는데 이를 따라가지 않으면 너무나 어리석은 자이며 이제 자기는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하는 조카의 얼굴은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감격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의 흥분한 모습을 감동 가운데 바라보며 주님께 말없는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 주님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이 아이를 우리 집에 보내셨군요. 주님, 감사합니다!”

과연 범사에 주께 하듯 하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주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깨달으며 그 동안 부족하고 성급한 저를 인내하시며, 신실하게 가르치셨던 성령님의 수고에 진정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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