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LA 강연회…한인단체들에 "후원금 내라"
총영사관 요청 파문
19일 열린 '국회의원 초청 통일안보정책 강연회'를 앞두고 지난 15일 오후 3시 LA총영사관 5층 회의실에는 LA평통 오렌지카운티.샌디에이고 평통 US한나라포럼 LA한인상공회의소 LA한인축제재단 LA한우회 오렌지카운티한인회 등 단체장이 모였다.
단체장들은 이날 국회의원 강연회 후원금 갹출을 논의했다. 자리에는 총영사관 K영사가 함께 했다. 김재수 총영사는 없었다.
모임은 K영사와 모 단체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에 참석했던 복수의 단체장은 "K영사가 전화로 총영사관 모임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무슨 일이냐고 묻자' K영사는 '팩스를 받지 않으셨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단체장들이 접수한 팩스는 '후원 요청서'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원 초청강연회에 공동주최 단체로서 참여해 달라는 글이 실려있다.
또 초청연사.일시.장소 특히 '공동주최 참여금 2000달러 이상'이 명시돼 있다. 참여금 수령 단체는 LA평통으로 돼 있다.
하지만 후원 요청서는 어떤 단체가 보냈는지 표기돼 있지 않다.
한 참석 단체장은 "총영사관 모임에 갔더니 한 영사와 모 단체장이 '국회의원들이 오는데 행사에 드는 경비를 단체들이 부담했으면 한다'며 사실상 스폰서 참여의사를 물어왔다"며 "강제성 모금 성격이 너무 강한데다 돈을 내야하는 이유가 도저히 납득이 안돼 '나는 빠지겠다'며 5분여 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후에 들어보니 LA와 OC평통 양측이 5000달러씩 내고 나머지 단체들은 2000달러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원금 접수 단체로 명기된 LA평통의 이서희 회장은 "단체장들이 모여서 의논을 하려고 했는데 장소가 없어서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만나게 됐다"며 "당시 모인 단체장들은 경비지원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들어온 돈 모두는 행사비용으로 쓰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영사관 모임'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단체장들은 "총영사관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인데 봉사 및 친목단체들이 허가없이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냐. 누군가 승인을 했을 것이다"라며 "게다가 국회의원 강연회 후원금 모금을 위한 자리가 공관에서 버젓이 벌어지다니 기가 막히다"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LA지역 JJ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한나라당 박준선.박민식.유정현.조문환 의원 등 4명이 초청연사로 참석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 및 통일안보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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