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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업주, 건물주 살해…렌트비 감당 못해, 불경기가 부른 참극

'5 T's for $10' 간판
싼 값에 옷 팔아도 허덕
건물주 "렌트비 못 낮춰"

건물주와 세입자간 분쟁이 대낮에 '살인'이라는 참극까지 낳고 말았다.

19일 낮 의류판매업주 박승철(51)씨가 유대인 건물주를 총격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은 최근 관련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렌트비를 둘러싼 누적된 갈등을 주요 동기로 지적하고 있다.

사건 현장 강씨 업소 외벽 간판에는 '5 T's for $10'라는 붙박이 문구가 붙어있다. 싼 값에 다량의 옷을 파는 '박리다매식' 운영을 해온 것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10여년전 개업 당시에는 박씨가 짭짤한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경기 악화로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려운 중에서도 박씨는 종업원들의 월급은 꼬박꼬박 지급해왔다.

사건 현장에서 만난 종업원 카밀레씨는 "6년간 일했지만 한번도 월급을 못받은 적이 없다"며 "업주 박씨는 고용주로서 직원들을 배려했던 사람"이라고 울먹였다.

이런 상황에서 매달 1만3000여달러에 달하는 렌트비에 박씨는 갈수록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인들은 전했다.

윤모씨는 "한두달전부터 박씨가 '건물주가 괴롭힌다'는 고민을 자주 털어놨다"며 "렌트비를 낮춰달라고 부탁했지만 건물주는 '절대 안된다'고 단번에 거절해 박씨가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한 지인은 "박씨가 '10여년간 꼬박꼬박 렌트비를 내왔던 그간의 정을 봐서라도 이럴 순 없다'고 섭섭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박씨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대부분의 지인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모씨는 "박씨는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어려운 사람 있으면 솔선수범해서 도와왔다"며 "째째한 장사치가 아니라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현장 부근에는 박씨와 같은 교회 교인들 뿐만 아니라 단골 고객들까지 몰려들어 박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점은 박씨가 지난 92년 LA폭동 피해자로 어렵게 재기에 성공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모씨는 "오뚝이처럼 일어나던 사람이 렌트비 때문에 일을 벌였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애석해했다.

정구현.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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