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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여행 속으로] 거리마다 흐르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

Ⅱ부 동유럽 3국 여행/사람, 음식 그리고 예술
1. 들뜬 마음으로 체코 프라하에서

생기 발랄한 20대와의 만남…꿈과 활달함에 밤을 잊었고
악사·화가들의 열정에 반해 '춤의 향연' 축제 황홀감이


북유럽 여행을 마치고 일행과 헤어진 후 우리 부부는 외톨이가 되었다. 어떻게 동유럽 여행을 즐길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처음 유럽에 왔을 때가 생각났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대통령 궁이었던 프라도 박물관을 보면서 엉뚱하게도 경복궁과 당백전을 회상했다. 1592년 임진왜란에 불탄 경복궁을 250여 년 동안 복구도 못하고 창덕궁, 창경궁으로 전전하다가 19세기 중엽을 넘겨 돈이 없어 당백전을 마구 만들어 복원한 경복궁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고 창피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세계가 모두 이웃이 되는 지구촌 시대이니 이곳의 사람들, 음식 또 예술의 세계를 수박 겉핥기라도 한번 해보자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도착에서 연달아 두 가지 실수를 했다. 공항에서 돈을 바꾸면 교환율, 즉 코미 숀으로 손해 보는데 얼떨결에 200달러나 바꾸어 최소한 20달러를 손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너무 많이 봤든가 인터넷 광고 덕분에 모차르트의 돈조반니 인형극을 봤는데 본전 생각이 났다.

그러나 의외의 즐거움도 있었다. 발랄하고 그저 이야기만 들어도 젊어지고 즐거워지는 20대 4명을 만났다. 그래서 내가 요새 말로 쐈다. 그런데 그곳은 보통 음식점이 아니었다. 1622년 문을 열었고 버드와이저라는 맥주를 처음 만든 집이다. 그리고 그 집의 특별한 음식이 ‘꼴래노’라는 (돼지 족발이 아니라) 돼지 무릎이었다. 훈제 비슷한데 냄새는 없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맥주 또한 기가 막히게 좋아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입에 침이 고인다.

한국에서 온 여대생 두 명, 헝가리로 유학 온 여학생과 리투아니아 교환 학생신분인 그의 남자친구. 그들의 미래를 향한 꿈, 현실을 보는 눈, 그리고 젊음의 활달함…. 55달러 투자로 밤늦게까지 대화를 즐겼다.

다음날 아침 비대성당(St. Vitus)이라고 불리는 소위 캐슬이란 곳으로 갔다. 안보겠다고 했지만 성당 안 조각, 그림 그리고 역사적 유물이 하도 많아 또 2~3시간 감탄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보석, 왕관 박물관, 왕궁과 경호대 교대식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광장(hradcanske) 계단에 앉아 쉬자니 동상이 보인다. 소련의 속박에서 벗어나 체코공화국을 세운 하벨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유명한 소설작가이다.

금상첨화랄까 거리의 악사들이 음악과 보컬 음악을 들려주기까지 한다. 나중에 들으니 아주 유명한 음악 연주자들이란다. 20달러 주고 CD 한 장을 샀다. 세 번째 실수…. 언덕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 구시가 전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리 좋은 카페에 앉았다. 그리고 드링크 한잔 마시고 쉴 것을 그만 맥주 한 병과 간단한 스파게티를 시켰다. 그리고 둘이서 먹은 것이 거의 45달러나 됐다.

그곳에서 구시가 중심으로 내려오는 언덕길을 구태여 설명하자면 부자들이 사는 비버리힐 가까이에 있는 로데오 거리정도 되는 곳이다. 그런데 그 시대는 번지나 문패 같은 것을 안 썼기에 집에 문양을 붙여 알렸다 한다. 두개의 태양, 백조, 3개의 바이올린 등이 문패 역할로 아직까지 남아있다.

언덕을 다 내려오니 좀 지친 것 같다. 규모가 작은 광장 바로크풍의 성당이 있고 맞은편 리히스타인 궁이라고 하는 좀 작은 궁이 있다. 떠버리 중년여인이 표를 팔고 있다. 저녁 음악회이다. 시니어 할인을 받으니 20달러였다. 그런데 레퍼토리는 이곳이 고향이고 그들에게 친숙한, 스메타나, 드보르작, 모차르트, 비발디 등의 곡을 연주하는데 공연장소인 궁 안 정원을 지나 갈 때부터 분위기에 젖어서인지 20달러 입장료가 너무 싼 것 같았다. 아주 잘 즐겼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무차(Mucha)미술박물관을 방문했다. 무차는 파리에 그림 배우러 갔다가 재정지원이 끊겨 시작한 상업, 포스터에서부터 르네상스 극장의 여배우 버나르트를 최고 인기 배우로 만들고 보석, 직물, 주방 물품에 이르기까지 그림의 장르를 넓혔으며 부를 쌓은 후 귀국해서 독립의 혼을 불어 넣은 화가다. 그래서 나치가 1940년 침공하자마자 제일 먼저 체포한 사람이다.

그의 미술을 시대별로 진열한 것을 언젠가는 시간을 두고 다시 와서 보리라 하고 오전 다리 품팔이로 피곤함을 체코의 맛있는 빵과 케이크로 때우고 그 유명한 찰스 브리지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는 탄성을 질렀다.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버번스트리트 낭만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했는데 여기 그보다 훨씬 좋은 나의 꿈으로 그려 보았던 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거리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화가, 자기 그림을 파는 화가, 초상화 화가, 작은 액세서리 소품을 만들어 팔고, 소프라노 눈먼 여자가 노래를 부르고, 다리 받힘기둥마다 세워진 조각들. 집사람이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었다. 정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그곳을 떠나 올드타운 광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나에게 행운의 여신이 손짓하고 있었다.

‘국가와 소수민족의 춤의 축제’가 광장에서 막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스, 크로아티아, 코소보,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그리고 집시의 춤의 향연 등등. 거기다가 체코 출신에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온 젊은이가 내 옆에 앉아 해설과 통역까지 해주어 진정 일생에 결코 두 번 올 수 없는 행운으로 황홀 속에서 보낸 두시간이였다. 특히 그리스, 헝가리,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생동감 넘친 율동 거기다 모두들 왜 그리 여인들이 예쁜지….

본래 슬라브족에 미녀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러시아 여인들 보다 체코 여인이 더 예뻐서 바비 인형이 체코 여인의 몸매를 땄다고 했다. 그러나 무대에서 춤추는 여인들은 정말 하나같이 미인들이었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일까?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저녁 음악 연주가 시립음악홀(Municipal House Hall)에 있었다. 2급 좌석이 45달러짜리였다. 미국에 그런대로 오래 살아서일까, 음악연주수 준에 비추어 볼 때 이 공연 역시 너무 싼 입장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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