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주자들 힘모아 대처하겠다”
베이테라스 아파트 화재 한인주민대책위 피터 임 공동대표
화재 발생 직후 입주자들이 모두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한인 입주자들의 ‘입’과 ‘귀’를 자처하며 동분서주하는 사람이 있다. 이 아파트 2층에 살고 있는 피터 임(40·회사원·사진)씨다. 임씨는 입주자들이 만장일치로 추대해 지난 10일 한인주민대책위원회 첫 모임에서 다른 두 명과 함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주민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역시 의식주 부분이다. 피해가 심한 유닛 거주자들은 아직도 입주가 안 된다. 이곳저곳 셸터를 전전하며 계속 이동해야 한다. 한군데 머무르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옮겨다니다 보니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많이 호소한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한인 입주자 현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데.
"첫 대책회의에 13가구 주민들이 참석했는데 이후 언론에 보도되면서 추가로 많이 연락해오고 있다. 화재 발생 직후 친인척 집 등으로 피신했던 분들은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대책위로 연락을 해와 대책위 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인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인데 한인 주민 기구를 상설화해야 하지 않겠나.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주민 명부를 작성해 정례 모임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그래서 한인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어려운 문제는 함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아파트 측을 상대로 소송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사 선임 문제다. 13일 로펌의 설명회가 열렸고 15일에도 한인회와 변호사협회·민권센터가 주최하는 법률 세미나에 참석할 계획이다. 의견을 달리하는 입주자도 있을 수 있는데 개인 의사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업으로 바쁠 텐데.
"사실 처음에는 한인 입주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불씨를 살리는 역할만 하려 했다. 그러나 한인 사회의 따뜻한 온정과 언론의 관심이 내 마음을 돌렸다.
전에는 한인 사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따뜻한 점심·저녁을 싸들고 셸터를 찾아오는 봉사센터와 교회, 한인회 관계자들과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를 접하고 한인 사회를 다시 보게 됐다. 앞으로는 나도 봉사하며 살고 싶다.”
안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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