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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라운지] 펠리컨의 눈물

6일자 본지에 르포 기사로 소개된 '기름 젖은 펠리컨'의 모습이 애잔하다.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인 조류다.

지난 60년대 무분별한 살충제(DDT) 사용에 의한 생태계 오염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종족 보존에 성공했지만 이번 오일 유출로 다시 위기에 처했다.

펠리컨은 커다란 아랫부리에 신축성이 있는 큰 주머니를 달고 있다. 펠리컨이 물 속으로 부리를 빠르게 찌르듯 집어 넣어 고기를 낚아채고 이를 아랫부리에 보관하는 모습은 TV에서 흔히 방영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펠리컨은 해안이나 내륙 호수나 습지에 산다. 이번에 오일 유출로 기름띠가 퍼지고 있는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해안은 펠리컨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런데 이곳의 바닷물이 기름에 덮여 버렸으니 오갈 데가 없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름을 뒤집어 쓴 펠리컨이 끈적거리는 기름을 털어내기 위해 날갯짓을 하지만 기름이 제거되기는 커녕 온몸의 깃털로 기름이 번져 결국 죽게 된다는 점이다.

초점 잃은 눈동자로 멍하게 서 있는 펠리컨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자연 파괴에 대한 동물의 절규를 본다. 불의의 사고에 대한 대책 하나 없이 용감하게도 수심 1km가 넘는 해저에 구멍을 뚫어 '오일 달러'를 버는 데만 급급했던 인간. 사고 발생 두달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시커먼 기름이 바닷물 속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걸 생각하면 참담할 뿐이다.

펠리컨의 그 퀭한 눈동자가 인간에게 되돌아오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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