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용품, 없어서 못 판다…화씨 100도 넘는 폭염에 에어컨·선풍기 판매 급증
냉면 전문식당도 고객 몰려 함박 웃음…외출 삼가면서 네일·뷰티는 매출 감소
◇ 냉방용품 ‘불티’=조은전자 플러싱점은 지난주부터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앤디 이 매니저는 “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러 오는 고객이 몰리고 있다”며 “일부 품목은 재고가 모자라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제품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에 따르면 에어컨의 경우 LG·GE·프레데릭 브랜드의 창문형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대는 200~400달러 사이가 가장 많이 나간다. 선풍기는 쿠쿠·리바트 등 한국 제품 중에서 40~55달러 사이의 가격대가 가장 인기있는 폼목이다.
가정용품 전문점 홈앤홈도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에어컨 전 품목을 10% 할인하고 4년 무료 워런티를 제공한 것도 매출 상승에 한몫을 했다.
전자부 정희태 팀장은 “예년에 비해 2배나 많은 냉방용품이 팔렸다”며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이번주에는 그동안 냉방용품 없이 버티던 한인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냉면 전문식당들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플러싱 한주칡냉면 관계자는 “평소보다 고객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갑자기 무더위가 닥치면서 냉면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한인이 많다”고 밝혔다.
의류와 화장품 업소들도 발빠르게 대목 맞이에 돌입했다. 플러싱 여성의류 전문점 오렌지나무는 7월 한 달 동안 여름의류 균일가전을 마련하고 원피스·반팔티·민소매 티셔츠 등을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아모레화장품 유니온점은 ▶아이오페 선블락 ▶라네즈 멀티프로텍터 ▶아모레 선블락 등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샘플을 증정한다.
◇ 요리 덜 하고, 치장도 귀찮아=생선과 청과 업소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맨해튼피시마켓을 운영하는 곽호수씨는 “아무래도 날씨가 더우니 사람들이 요리를 덜 해먹게 돼 지난주부터 생선 판매가 10%가량 줄었다”며 “무더위가 장기간 계속된다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뉴저지주 오렌지에서 청과업소 도스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윤씨도 “더운 날씨로 인해 수박은 판매가 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5~10% 줄었다”며 “게다가 과일이나 채소가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 평소보다 온도를 낮추고 얼음을 더 많이 쓰고 있어 비용이 더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성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네일·미용·뷰티업계도 ‘살인적인 더위’에 거의 손을 놓고 있을 정도다. 매출이 늘어나는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이기면서까지 ‘치장’을 원하는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한인네일협회 이은혜 회장은 “장사가 잘되는 업소들도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거의 텅텅 비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미용업계도 더위가 계속 이어지면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뷰티서플라이업계 역시 무더위가 반갑지 않다.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5% 감소한 상황에서 불볕더위로 쇼핑 다니기가 힘들 정도가 되면 자연히 추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 윤민영 회장은 “밖에 나가기 곤란할 정도로 더워지면 자연히 고객 이동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며 “간혹 고객이 있어도 쇼핑보다는 ‘피서차’ 가게에 들어오는 경향이 많아 불볕더위가 결코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택준·최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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