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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용광로' 연일 100도 웃돌아…올 폭염에 10명 사망

워싱턴 일원에 용광로처럼 뜨거운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립기념일 연휴 마지막 날인 5일 낮 최고기온이 99도를 기록한 데 이어 6일에는 102도, 7일에도 역시 100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돼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워싱턴 일원에 폭염주의보 및 ‘코드레드’ 대기오염 경보령도 내렸다. 코드레드는 뜨거운 대기 중에 각종 매연으로 인한 오존 성분이 많아져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경보령이 발령되면 아동 및 노약자, 기관지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외출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일 10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한인사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무더위가 반갑지 않지만 대목을 맞은 업체도 있다.

우체국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상용씨(VA)는 “평소에도 힘든 일이 무더위가 겹치면서 몇 배는 더 힘들어졌다”며 “차라리 추운 날씨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김씨는 “최근 배달원 감원까지 겹쳐 1인당 맡은 구역이 늘어났다”며 “하루 평균 5시간 동안 300가구에 우편 배달을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업주도 갑자기 더워진 날씨 때문에 그야말로 ‘찜통’ 속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보일러 때문에 가뜩이나 더운데 날씨까지 더워져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외 온도가 90도가 넘는데도 밖이 더 시원할 정도”라며 “하루 종일 사우나에서 일하는 기분”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무더위를 피하려 휴가를 떠난 손님들 때문에 일손도 조금 줄어들어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빙과류와 냉동식품을 판매하는 그로서리들은 도리어 대목을 맞았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 수퍼H마트의 경우 아이스크림의 판매가 지난달 말에 비해 2배이상 껑충 늘었다. 업체 측은 이에 따라 염가판매와 시식행사 등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전자판매부의 경우도 선풍기 판매량은 그리 늘지 않았지만 김치냉장고를 찾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었다.

업체 관계자는 “최고기온이 10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 빙과류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들을 웃고 울게하는 찜통 더위는 이번주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마이클 머셔 예보관은 “앞으로 최소 3∼5일간 기록적인 기온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메릴랜드 주, 버지니아 주, 워싱턴DC에서 무더위로 인해 현재까지 각각 6명, 3명, 1명 등 모두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천일교·김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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