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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10명 체포…미 강경조치에 양국관계 급속 냉각

안나 챕먼 비롯 미녀 요원 다수 포함

법무부는 29일 "러시아 정보요원 10명을 미국에서 오랫동안 불법적으로 정보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중 8명은 미국에서 러시아 정부를 위해 장기간 위장 비밀공작을 해온 혐의로 붙잡혔고 나머지 2명도 러시아의 미국내 정보 프로그램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미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해명하길 바란다"며 미국측의 설명을 요구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여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체포된 10명은 각각 외국정부를 위한 첩보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29일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정식으로 기소됐으며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5년형을 받게 된다.

연방법은 개인이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고 외국 정부를 위해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10명 중 9명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돈세탁 혐의도 받고 있다.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평범한 시민으로 위장한 채 미국 정책입안자들 모임에 침투하고 미국 무기류와 외교전략 정치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동원돼 왔다.

이들은 주로 뉴욕 워싱턴 보스턴의 시외에 거주하는 부부들로 평범한 직업을 갖고 외국 정부와 외형상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은 채 수년간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보를 수집해왔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도 수년간 추적을 벌인 끝에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일명 '모스크바 센터'로 불리는 러시아 대외첩보부(SVR)가 스파이들 중 2명에게 보낸 지령을 중간에서 입수했으며 이에 따르면 스파이들에게는 핵무기 군축협정에 대한 미국측 입장 백악관에 관한 각종 루머 중앙정보국(CIA) 고위급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정보 수집 임무가 주어졌다. 그러나 지난 2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신뢰를 강조한 직후 이같은 '스파이 스캔들'이 터지며 두 나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간첩 50쌍 미국내에서 활동"

미국이 러시아 스파이 10명을 체포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의 스파이가 약 50쌍에 달할 것이라고 전직 KGB(국가안보 위원회) 요원이 29일 주장했다.

KGB 런던지부의 부소장을 지내다 1985년 영국으로 망명한 올레그 고르디에프스키(71)는 러시아 정보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러시아는 미국내에 40~50쌍의 스파이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 추산했다.

그는 "KGB의 경우 통상 40~50쌍이 있는데 이는 모두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고르디에프스키는 이어 특정 표적 국가의 정확한 스파이 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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