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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앙' 표현 '기도 세리머니' 어떤가요? "문제없다" vs "잘못됐다" 논란

찬, 어떤 종교든 '감사 표현' 아름다워…받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필요
반, 너무 눈에 띄게 하는 것이 문제…국가 대표하는 공인으로 자제를

월드컵 시작한 후 기대했던 것보다 부진한 플레이로 가슴 졸였던 박주영의 간절함이 그대로 뭍어나는 간절한 기도였다.

16강이 확정된 직후. 이영표도 축구 경기장에 무릎을 꿇고 기도 드렸다. 다른 선수들이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눌 때 이영표는 먼저 기도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것이다.

감동의 순간을 기도로 함께 하겠다는 선수들의 기도 세러머니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혹독한 훈련 속에서 신앙이 커다란 힘이 됐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기도 세레머니를 찬성하는 쪽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종교를 너무 표현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다.

종교 세리머니 역사

가톨릭 국가인 중남미 선수들은 대부분 성호를 그으면서 하늘에 감사 표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이나 포루투칼 등의 유럽 선수들의 경우 기도 세리머니를 자주하는 편이다.

브라질의 수비수 루시우 선수는 골 세리머니로 '예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는 문구가 새겨진 속옷 세리머니를 한 적도 있다. 또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선수들이 축구장 중앙에 모여서 단체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기도 세리머니'를 선보인 축구선수는 할렐루야 축구단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낸 이영무 감독이 처음이었다. 그는 최근 '하나님의 국가대표'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책에서 열심히 축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도 온전히 믿음의 힘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종교 세리머니는 단 축구에서만이 아니다. 김연아 선수는 경기에 앞서 성호를 긋고 들어간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유도의 최민호 선수와 역도의 장미란 선수가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아 눈물로 기도하는 장면은 한인들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종합해 보면 대부분이 개신교나 천주교 신자들이다.

기도 세리머니 찬반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월 한국의 한 포탈 사이트는 '기도 세리머니'에 대해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개인적인 영역이다. 놔두자'는 의견이 50.3% '사실 좀 불편하다. 개선하자'는 의견이 49.2%(판단 유보 0.5%)를 차지했다. 팽팽했다.

이 포탈 사이트에서 이러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기도 세리머니가 다시 한 번 화두가 된 것은 최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로 기독교인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를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종교 세리머니에 대한 찬반양론은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열혈 축구팬이라는 박진우(33)씨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신앙심으로 열심히 뛸 수 있고 신앙이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며 "물론 이슬람 국가에 가서 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월드컵 때 한 것은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제이슨 김(35)씨 역시 "자기 종교인데 기도하던지 말던지 왜 참견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종신(45)씨는 "물론 종교는 개인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공인 중의 공인"이라며 "전국민이 지켜보는 순간에 종교를 내세운 표현을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남가주 종교계 리더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원불교의 최정안 교무는 "자기가 믿는 종교의식으로 기도를 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해서 하는 것이겠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가주사목사제협의회 회장 한상만 신부는 "개인의 신앙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며 기도 세리머니 역시 개인의 신앙을 표현한 것 뿐"이라며 "다른 종교 신자라 해도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이들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ANC온누리교회 이진형 목사는 "다른 나라 팀 선수들도 보면 종교 세리머니를 자주 한다"며 "기독교 뿐 아니라 불교건 회교도건 자신이 붙잡고 있는 종교를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대각사 주지 진각 스님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만인이 다 보고 있는데 혼자만 종교인인가"라며 "특히 너무 눈에 띄게 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반대했다.

좀 중도적인 입장도 있다.

이학진씨는 "기독교인으로 감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반감을 고려해 조금 자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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