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경제 분야별 진단, 한인타운지역 주택거래 40%나 늘었다
◇의류, 봉제업계 호황 이어질 듯2009년 한해 동안 한인 의류 및 봉제업계는 판매 부진과 반품 미수금 문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문을 닫은 업체나 업소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곳곳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전반적인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답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봉제업계는 중국시장에서의 공급이 크게 감소하면서 생긴 반사이익으로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단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물론 주문도 몰려 구인난까지 겪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위안화 상승이 시작되고 중국에서도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봉제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상업용부동산 매매도 늘어
한인 경제의 주요 축 중 하나인 부동산도 올 상반기에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모기지 이자율 및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첫주택구입 세금 크레딧은 부동산 구매 심리를 호전시키는 주요인이 됐다.
본지가 스튜어트 타이틀에 의뢰해 LA한인타운 및 인근 6개 집코드(90004 90005 90006 90010 90019 90020) 지역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거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708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늘었다.
이 기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도 지난 해 상반기와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스튜어트타이틀의 신디 백 부사장은 "최대 8000달러의 세금 크레딧을 제공하는 정책이 한인 부동산 업계에도 큰 효과를 발했다"며 "그러나 후반기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화될 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광 및 호텔, 여행사 매출 50~100%↑
무비자와 환율 안정으로 상반기 관광 및 호텔업계는 훈풍이 불었다.
국적항공사 집계에 따르면 한국인 무비자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량 증가했다. 미국 방문이나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1월 이후부터 항공 예약률은 비수기 기간에도 90%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로인해 관광업계와 호텔업계는 예년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로컬 관광 수요는 미국 경기 침체로 주춤한 반면 환율 문제로 발이 묶여 있던 동창회 산악회 계모임 등 한국 관광객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한인 관광사들이 바빠졌다.
여행사별로 다르지만 매출이 지난해보다 50~100%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사를 통한 여행수요도 늘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자유여행객이 증가하면서 타운 호텔 객실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윌셔플라자호텔의 에드워드 한 매니저는 "한국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지난 상반기 호텔 투숙률이 지난해 상반기 보다 20%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매, 한인마켓 등 "월드컵 특수"
올초만 해도 주춤하던 소매업은 마켓과 요식업소를 중심으로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체적으로는 2010년 들어 2009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인 마켓들의 경우 1~4월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떨어졌다가 5월부터 회복세를 탔다. 특히 6월들어 지난해에는 없었던 월드컵 특수로 판매가 올랐다. 객단가(1인 영수증당 평균 지출액)로 보면 2008년 상반기 20~30달러에서 2009년 15~25달러로 내려갔다가 올 6월에는 25~30달러까지 반등했다.
이같은 월드컵 특수는 30% 이상 판매 증가로 이어지면서 상반기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마켓들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올 상반기 매출은 10~15% 올랐다.
식당 술집들도 비슷했다. 대부분 세금보고 기간동안 힘들었다가 6월에 들어서면서 월드컵 대목을 맞았다. 업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2009년보다는 두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상이 10~30% 떨어졌다. 요식업소들은 경기 탓도 있지만 과열 경쟁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외 패션 미용 등의 업종도 전반적으로 지난 해 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서비스업, 고객 다시 증가…고비넘겨
전문직종도 불경기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 다만 지난해에는 고객 감소 매출 하락 등의 고통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고객수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변호사 업계의 경우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올해들어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파산법 상법 노동법 등는 오히려 호경기라 할 만 하다.
회계사 업계도 전체적으로 나아지는 모습이다. 지난해만 해도 문을 닫는 업체수가 훨씬 많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춤한 데다 신규 사업체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 약사 등의 전문직은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의료비를 절약하려는 추세이기는 지난 해를 기점으로 큰 고비는 넘겼다는 반응이다.
◇금융, 자산건전성 조금씩 개선
한인 은행들은 여전히 부실대출의 늪에 빠져있지만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인 은행들의 총 적자 규모(아이비 은행 제외)는 작년 3분기 1억4494만8000만달러로 피크를 기록한 뒤 지난 1분기 4887만7000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그간 부실대출 정리 등 자산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가 서서히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상반기에는 아이비은행 폐쇄라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지만 새한이 증자에 성공하고 한미가 우리금융과의 경영권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큰 위기는 어느 정도 넘어섰다는 평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업용 부동산의 먹구름이 걷히지 않은 것이 위험 요인이다.
이에 따라 한인 은행들은 하반기에는 부실대출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대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포커스를 맞출 전망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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