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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귀국 전날 밤 맥주 파티 한 대표팀…허정무 감독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들 너무 즐거웠습니다"

밝은 분위기서 서로 독려
29일 롯데호텔서 해단식
서울 광장서 환영 행사

환희와 눈물이 뒤엉켰던 남아공에서의 20여 일. 귀국을 하루 앞둔 27일 허정무(사진)팀은 맥주파티를 열었다.

8강 진출에 아쉽게 실패한 탓에 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보다 못한 허정무 감독이 묘안을 냈다.

선수들과의 저녁 식사에 맥주를 겸하기로 한 것이다.

선수들은 식사 테이블에서 맥주 한 병씩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대표팀 주장 박지성이 대표로 나서 "우리가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코칭스태프와 음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맥주 한 병이었지만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선수들의 분위기는 금세 밝아졌다. 여기저기서 남아공 월드컵을 되돌아보는 '수다방'이 열렸다.

기성용은 박주영에게 "우루과이전 때 형의 프리킥이 들어갔더라면 8강에 갈 수 있었을 텐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요"라고 후배한테 건네는 듯한 말을 던졌다. 물론 농담이었다.

김재성은 김정우에게 "형이 좋은 선수인 줄은 알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새삼 느꼈어요. 저에게는 형이 우리 팀의 MVP(최우수선수)예요"라고 말해 주변을 훈훈하게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허 감독이 나섰다. 허 감독은 "이곳에서 이렇게 식사를 할 게 아니라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의 가족들과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좀 아쉬운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정말 고생들 많이 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라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선수들은 8강행 좌절이 아쉬운 듯 조용히 허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격려와 감사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 남아공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선수단은 27일 요하네스버그공항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홍콩을 경유해 29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해 해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어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겨 환영행사에 참가한 뒤 해산한다.

루스텐버그=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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