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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기 아빠 정성룡 "내친김에 8강까지"

이번 월드컵 기간 도중 득남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로 축하

'거미손' 정성룡은 원정 16강행과 함께 '월드컵 아들'까지 낳아 기쁨이 두배였다.

지난 22일 0-1로 뒤지고 있던 나이지리아전 전반 38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이정수의 동점골로 연결되며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감격에 빠졌다. 실점 이후 흔들리던 분위기를 다시 살린 태극전사들은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정수를 중심으로 환호하며 기쁨을 표시했다.

극적인 기쁨을 토한 선수들은 이내 흥분을 멈추더니 하프라인 부근에서 우리 골문을 향해 일렬로 섰다. 이정수를 비롯해 기성용 박주영 이영표 이청용 김정우 등은 양팔을 앞으로 내밀더니 좌우로 흔드는 단체 세리머니를 펼쳤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브라질 국가대표인 베베토 호마리우 등이 펼쳐 유명해진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였다.

이 특별한 세리머니를 받은 주인공은 대표팀의 수문장 정성룡. 정성룡은 이번 월드컵 기간 도중 아빠가 됐다. 아르헨티나전이 열리고 하루 뒤인 18일 부인 임미정씨가 성남시 소재의 한 병원에서 건강한 남자 아기를 출산했다. 정성룡은 임신 중인 아내에 대한 걱정을 숨기고 월드컵이라는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다행히 순산 끝에 2세를 얻었고 정성룡은 16강 진출로 특별한 선물을 안기겠다고 다짐했다.

정성룡의 득남 소식을 들은 태극전사들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고 그것이 바로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였다. 이 세리머니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8강전 당시 대회 중 2세를 얻은 베베토를 위해 브라질 선수들이 펼친 세레머니다. 아기를 요람 안에 넣고 좌우로 흔들 듯 팔을 흔들며 축하하는 것이다.

후반에 역전골을 터트린 한국은 비록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지만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패함에 따라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정성룡은 동료들이 준 세리머니에 힘을 얻어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날렸다. 태극전사들은 2008년 11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에는 손자를 얻은 허정무 감독을 위해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쳐보인 바 있다.

정성룡은 "내친김에 8강까지 가겠다"며 아들에게 더욱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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