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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나'를 버리게 한 에니어그램

조운용 신부/남가주 맨발 가르멜 수도회 원장

미국에 도착하여 사목을 시작한 후 여러 가지 교육을 실시하였는데 그 중에 기억남을 만한 교육은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에니어그램 교육입니다. 에니어그램 교육이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많이 연구한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에니어그램 교육은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글이나 책을 통하여 전수된 것이 아니라 은밀하게 극소수의 인원에게 말과 경험으로 전수된 것이기에 거의 20세기 초반까지 알려지지 않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에니어그램의 시작이 이슬람이냐 유대교냐 그리스도교냐 아님 그리스 신비주의냐고 따지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이 에니어그램이 특정 종교 단체에서 소속 회원들을 자신들이 믿는 신께로 올바르게 인도하기 위한 하나의 영적 지도의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아무리 거룩하고 영성적인 것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상업적인 도구 즉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어 버린다." 사실 에니어그램의 본질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차원을 다루면서 신비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에니어그램이 여러 가지 사정과 경유를 통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만은 미국에서의 에니어그램은 자기 자신과 이웃의 성격 유형 파악으로 거의 고착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교적인 차원 교육적인 차원 사업적인 차원 인간관계의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활용 등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에니어그램은 자기 자신의 모습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가장 근본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와 욕망과 집착 그리고 방어기제 등을 정확하게 바라봄으로써 자신 안에 있는 참된 평화와 사랑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본 모습을 통하여 이웃을 판단하는 것을 중지하고 자신이 받았다고 생각하거나 아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질과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눔으로써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참된 자아를 발견하여 이를 함께 누릴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에니어그램 교육입니다.

그러기에 에니어그램 교육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1차 교육 2차 교육 3차 교육 그리고 연구반 등의 순서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번 미주 에니어그램 교육은 1차 2차 교육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강사님을 초대하여 남가주 뉴욕 워싱턴에서 교육을 실시한 관계로 2년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교육에 참석한 분들이 많은 것을 깨달았고 기뻐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자신이 왜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는지 그리고 나의 집착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얼마나 강하게 강요하면서 상처주며 살아 왔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 특히 본당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의 생각과 판단 뜻이 올바르고 좋은 것이며 그들이 잘못되었다면서 내 것을 끊임없이 강요하며 살아 왔습니다.

특히 종교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내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내가 체험한 하느님의 모습만이 참된 하느님의 모습이고 이렇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섬겨야 하며 이웃에게 이렇게 봉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살아 온 것이 거의 모두 다 나의 방식이고 나의 생긴 모습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듣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신앙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신앙 또한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그 또한 올바르고 합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에니어그램 교육을 통하여 배우고 익힌 것을 매일의 삶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인내하며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아픔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판단과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큰 십자가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픔의 도가니"를 통하여 우리는 순수한 인간 올바른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니어그램 또한 하느님께로 가는 하나의 방법이고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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