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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7일 아르헨전, 허정무 전략…한니발 꺾은 파비우스처럼

메시의 공격 템포 늦출 덫, 6개월 이상 준비한 카드
지연전술로 지치게 한 뒤 벼락같은 역습으로 승리

한국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 걸린 운명의 승부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차전에서 그리스를 시원하게 격파한 허정무팀은 17일 오전 4시(LA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여세를 몰아 아르헨티나마저 꺾는다면 16강 진출을 거의 확정짓는다.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다.

승부의 열쇠는 '마라도나의 현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달렸다. 허정무 감독은 6개월 이상 준비해 온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그는 "상대가 지공을 펼칠 수밖에 없도록 공격 템포를 늦출 덫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상대 공격의 속도를 늦춘다면 분명 한국에도 역습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허 감독은 코끼리를 몰고 알프스를 넘어 온 한니발을 초조하게 만들었던 로마의 퀸투스 파비우스 막시무스처럼 아르헨티나를 질식시킬 수비 전술을 꺼내 들었다.

▷1대 1 압박은 하지 마라= 허 감독은 알면서도 당하는 메시의 패스 원리를 잘 알고 있다. 수비수가 자신에게 접근하면 옆 동료에게 볼을 내준 뒤 수비수가 비운 자리로 들어가 볼을 다시 받는 2대1 패스다. 메시의 순간이동속도가 워낙 빨라 최고의 수비수들도 번번이 당한다.

24년 전 멕시코 월드컵 당시 한국 수비수들이 마라도나에게 당했던 똑같은 방식이다. 허 감독은 "24년 전에는 단지 수비 숫자만 늘려 우왕좌왕하다 당했지만 이번에는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허 감독은 무모한 1대 1 압박 대신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각을 좁혀 메시의 활동 반경을 최소화할 생각이다.

▷왼발을 꽁꽁 묶어라= 허 감독은 수비수들에게 메시의 왼발만을 막도록 지시했다. 메시가 오른발로 드리블하게 만들면 성공이다. 왼발을 잘 쓰는 메시가 오른발로 드리블하면 그곳에 1~2명의 덫을 놓아 볼을 빼앗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0월 메시를 원천 봉쇄했던 발렌시아(스페인)와 지난 4월 바르셀로나를 꺾었던 인터 밀란(이탈리아)이 톡톡히 효과를 봤던 수비법이다. 허 감독은 "메시만 전담 마크한다고 아르헨티나를 이길 수 없다. 팀 전체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공간을 내주지 마라= 지난 4월 경기에서 인터 밀란의 조제 모리뉴(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 감독은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맞아 8명을 뒤로 물려 수비에 집중하게 했다. 8명이 2선으로 촘촘히 진을 치면 패스나 침투 공간이 사라진다. 스페인전 당시 한국이 4-2-3-1 시스템으로 미드필더를 두텁게 세운 뒤 역습을 노리던 패턴과 비슷하다. 패스 성공률과 경기 주도율은 바르셀로나가 앞섰지만 결국 승자는 인터 밀란이었다. 허 감독은 웅크리고 있다가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승리를 노릴 생각이다.

프리토리아=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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