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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참전 용사에게 듣는다, 내가 겪은 한국전쟁] "겨울 티셔츠만 입고 떨던 전쟁고아 생생"

60년만에 한국 방문
노병 루벤·밴다이크씨
"변화된 모습 봐야죠"

세리토스에 사는 동갑내기 루벤, 밴다이크는 한국 새에덴교회 초청으로 방한하는 41명의 참전군인, 가족 방문단에 속해 있다. 19세의 나이에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지의 나라와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에게 60년 전 한국에서의 상황을 들어 봤다.

몬태나주 출신 해병 밴다이크는 한국행을 앞두고 일주일간 가주 북부 시에라 산맥 근처에서 추위 적응 훈련을 받았다.

그는 "출발을 앞두고 휴가를 받아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슬픈 눈으로 배웅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꼭 살아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당시 상황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루벤은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육군 의무병으로 중부전선에 배치됐다. 그는 생후 4일된 딸을 뒤로 하고 무거운 발길을 옮겨야 했다. "아내와 딸을 두고 떠나는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전쟁으로 고통받는 한국을 돕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는 루벤은 한국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산과 들에서 왜 전쟁이 일어나야 했는지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사이에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일이 허다했고 꽃다운 젊은 청년들도 많이 죽었다"면서 "전쟁 고아들이 추운 겨울에 티셔츠 하나만 입고 떨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잠시 눈가를 훔쳤다.

밴다이크는 인천과 임진강을 오가며 전방에 물자를 수송했다. 그는 "어느 날 인천항에서 군수물자를 싣는데 어린아이들이 몰려와 먹을 것을 달라더라"며 "대신 물건을 주었는데 그 새 주머니가 털리는 봉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밴다이크는 "화가 났지만 얼마나 생활이 어려웠으면 아이들이 저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전쟁 중이었지만 한국 사람들과 좋은 기억도 함께 나눴다. 밴다이크는 "후방에서 잠시 틈이 나면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면서 "산과 마을 지리에 익숙한 아이들과 함께 꿩을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잔뜩 설레는 한국 방문에서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 루벤은 철원과 왕정 등 참전했던 곳을 돌아보고 싶다고 한다. 밴다이크는 당시 직접 찍은 서울역 사진을 보여주며 서울역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인천항 근처 논밭에서 일하던 농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루벤은 "당시 한국 돈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가서 지금 돈으로 바꿀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TV와 친구들의 소식을 통해 발전한 한국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전쟁으로 자유를 찾은 한국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마음에 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들은 방한 기간 중 일주일 일정으로 판문점과 전쟁기념관 서울의 주요관광지를 둘러보며 변화된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게 된다. 또 한국전쟁 해외 참전용사 100여명과 한국인 참전용사 300여명 미8군 장병 및 가족들이 함께 참석하는 연합만찬 및 예배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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